수능 끝, 수시 시작…이대·한양대·중앙대·한국외대 ‘논술 족보’ 공개
수능 끝, 수시 시작…이대·한양대·중앙대·한국외대 ‘논술 족보’ 공개
ⓒ르데스크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끝났지만 서울 주요 학원가로 몰리는 발길은 줄어들질 않고 있다. ‘입시 2라운드’라 불리는 대학별 논술고사가 수능이 끝난 첫 주말부터 치러지고 있어서다. 특히 올해는 수능 난이도가 당초 예상보다 평이했던 탓에 논술 전형에서 변별력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더욱 늘었다.

 

서울 주요 10개 대학 중 이번 주 주말(23일·24일) 논술고사를 앞둔 대학은 이화여대·한양대·중앙대·한국외대 등이다. 논술고사는 수능과 달리 정성평가로 점수가 매겨져 합격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실제 합격생 답안과 대치동 입시학원의 분석 자료를 취재한 결과,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일종의 ‘팁(TIP)’은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화여대 논술 팁…문과는 ‘서론’ ‘영어 지문 해석’ 이과는 ‘확·통보다 정적분 학습’

 

통상적으로 수시 논술 전형은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하이패스’ 전형으로 인식되고 있다. 학교 내신과 수능 성적이 좋지 않아도 각 대학별로 최저 등급 커트라인 충족 시 합격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16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5학년도 전국 42개 대학의 수시 지원자 수는 총 117만7898명이다. 이들 중 수시 논술 전형에 지원한 수험생은 51만9356명으로 전체 수시 지원자의 44.1% 비중을 차지했다. 서울권 대학으로 한정했을 땐 수시 논술 전형 원서를 넣은 지원자 비중은 47.6%에 달했다.

 

16일 기준 서울 상위 10개 대학 중 이번 주 주말(23일·24일)에 논술 고사를 치르는 대학은 ▲이화여대 ▲한양대 ▲중앙대 ▲한국외대 등이다. 이 중 이화여대의 수능 최저 기준은 ▲인문·사회(전체 영역 중 3개 영역 등급 합계 6 이내) ▲자연계열(전체 영역 중 수학과 다른 1개 영역 등급 합계 5 이내) 등이다. 단, 약학전공의 최저 기준은 전체 영역 중 3개 영역 등급 합 5 이내다. 탐구영역은 응시한 과목 중 상위 1개 과목의 등급을 반영한다. 모든 논술 고사의 시험 시간은 100분이다. 의대 수시는 논술 대신 학생부종합전형만을 보고 뽑는다.

 

▲ 2025학년도 수능일 다음날 대치동 학원가 전경. ⓒ르데스크

 

과거 합격생의 답안지 분석 자료와 대치동 입시학원 등의 설명에 따르면 이화여대 문과 논술은 복수의 제시문을 바탕으로 비교·비판·설명 등을 적는 논제로 구성돼 있다. 복수의 제시문의 공통점과 차이점 등을 서술하라는 식의 문제는 항상 출제된다. 이화여대는 제시문의 수가 매우 많고 글의 분량도 긴 편이다. 시험 시간도 짧아 대학 논술 고사 중 상당히 어려운 편에 속한다. 일부 대학에서는 서론의 점수를 부여하지 않는 곳도 많지만 이화여대는 서론·본론·결론이 완벽하게 갖춰진 3단 구성 글을 선호한다. 짧은 시험 시간에 답안 분량을 길게 가져가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인문계열Ⅰ(어문계열)은 영어 제시문이 포함돼 출제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화여대는 타 대학에 비해 영어지문 해석 능력을 가장 높게 평가하기 때문에 영어 제시문 관련 문제를 우선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고득점 획득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영어 제시문과 한글 제시문을 연결해 설명하는 문제는 최근 5년간 매해 최고배점 문항으로 출제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가장 높은 배점이었던 문제는 영어 제시문(다)의 ‘induction’의 의미를 설명하고 인지 과정이라는 측면에서 영어 제시문(다)과 국어 제시문(라)을 비교하라는 문항이었다.

 

인문계열Ⅱ(상경계열)는 영어 제시문 대신 통계자료가 주어진다. 주로 환율, 물가 상승률, 이자율 계산 등을 핵심 주제로 다루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수리 추론 문제가 출제된다. 수리 문항 배점이 30점에 불과하지만 수리 문항을 맞추지 못한다면 사실상 불합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따라서 수리 문항을 가장 먼저 20-30분 안에 해결하고 남은 시간 인문 두 문항을 해결하는 게 합격 확률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이화여대의 이과 수리논술은 자연Ⅰ·Ⅱ로 나눠서 시험을 치루고 있다. 약학전공은 자연Ⅱ로 시험을 응시하고 나머지 학과는 자연Ⅰ으로 시험을 본다. 두 시험은 90%가 일치하지만 마지막 3번째 문제가 다르다. 시험 범위에서도 일부 차이가 존재한다. 이화여대가 가장 좋아하는 수리 논술 소재는 원·사각형 등의 도형에서의 길이와 넓이의 최대·최소 문제다. 정적분 문제의 출제 빈도도 높다. 이화여대 논술에서 출제되는 정적분 문제는 수능 문제와 달리 대칭성을 이용한 적분, 절대부등식 등의 개념이다. 이외에도 ▲정수론 ▲수학적귀납법 등 수열 문제 역시 단골 출제 문항이다. 반면 최근 수년간 확률과 통계 문제는 출제하지 않고 있다.

 

한양대 문과는 서론 생략된 두괄식 구성 요구, 이과는 증명보다 문제풀이 방점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한양대학교는 수시 지원에서 수능 최저 등급 기준이 없어 매년 ‘역대급’ 수준의 논술 경쟁률을 기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양인터칼리지 학부만이 별도로 전체 영역 중 3개 영역 7등급 이내 기준을 두고 있다. 계열과 상관없이 모든 시험 시간은 90분이다. 한양대 문과 논술(인문·상경)은 제시문에 비문학, 문학 그리고 도표 등 복합형 문제를 출제하고 있다. 인문계열은 인문 두 문제가, 상경계열은 인문·수리 각각 한 문제가 출제된다. 출제 유형이 다양하기 때문에 문제 유형을 미리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양대학교가 발표한 작년 우수 합격자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문과 논술의 채점 기준에 서론 작성 능력이 포함되지 않았다. 오히려 두괄식 답변으로 결론만 단락구성을 잘한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전지식을 추가해 글의 분량을 늘려도 해당 내용은 평가에 반영되지 않았다. 오로지 제시문의 내용을 완벽하게 분석해 작성하는 것이 고득점에 더욱 유리한 것이다. 아울러 맞춤법 실수와 답변지의 깔끔함 여부를 엄격하게 평가했다. 한양대의 모범 사례 답안을 보면 깔끔한 글씨체와 교정부호가 거의 들어가지 않은 답안이 대부분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양대의 이과 수리논술은 증명형 보다는 수능과 유사한 풀이형의 심화형태로 출제된다. 제시문 길이도 매우 짧아 제시문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시 말해 수능 수학 문제 풀이 방식을 중점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문제 빈도는 확률과 통계, 기하 문항 등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특히 과목 결합형 문제들이 다수 출제돼 수능 29번, 30번 등 고난이도 주관식 문제 해설을 외우는 것도 논술 고사 대비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과 ‘문학 해석’ 이과 ‘정적분’ 강조 중앙대…문과 ‘배경지식’ 이과 ‘수능수학’ 방점 외대

 

중앙대학교는 논술 전형의 출제경향이 오랫동안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는 대표적인 대학이다. 문과 응시자는 모집단위에 따라 각각 인문사회 논술과 경영 논술을 응시한다. 인문사회는 언어논술 3문항, 경영경제는 언어논술 2문항과 수리논술 1문항을 각각 풀어야 한다. 이과 학생들에겐 수학 4문항이 주어진다. 논술 시간은 120분으로 타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편이다. 특히 중앙대 논술의 경우 문제 출제 패턴이 정형화 돼 있어 타 학교에 비해 논술 경험이 부족해도 단기간 연습으로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가 많다.

  

▲ 대치동에 위치한 논술 학원 전경. ⓒ르데스크

 

입시업계 등에 따르면 중앙대 문과 논술은 요약➞비판➞적용➞해결책 제시 순으로 답안을 구성하는 것이 모범 답안에 가장 가깝다. 제시문으로는 수필·소설·희곡 등의 문학 작품이 다수 출제되는 것이 특징이다. 통계자료 출제 빈도가 현저하게 적어 수리에 약한 학생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문학 제시문에는 주어진 상황이나 등장인물의 심리 등을 분석하는 문제 유형이 자주 출제된다.

 

또한 ‘마음 다스리다’를 ‘마음 다스림’ 등으로 바꾸는 등 서술 어미의 명사형 전환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경제 계열 논술고사는 1·2번 문항은 인문사회 계열과 유사하지만 3번은 수리 문항으로 출제된다. 3번 문제의 출제 범위는 수능 문과 수학 전체 범위이지만 확률과 통계 문제의 출제 빈도가 높은 편이다. 지난해 수리 문항 역시 표준정규분포표를 활용한 문제가 출제된 바 있다.

 

중앙대 이과 논술은 1번 문제를 확률과 통계를 고정하고 2·3번 문제가 주로 미적분에서 출제된다. 최근에는 미적분 중에서도 정적분 문제 출제 빈도가 높았다. 정적분 단원의 ▲치환적분 ▲부분적분 ▲호의 길이 등은 세부단원에서 한 문제 이상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올해 모의논술에서 예상치 못한 기하 문제가 출제된 바 있어 올해 논술고사에서는 기하 문제 출제를 아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외대 논술 시간은 총 90분이며 계열에 따라 인문계, 사회계, 자연계로 각각 나뉘어 시험이 치러진다. 한국외대의 인문 계열은 학교 이름에 걸맞게 영어 제시문이 필수로 출제된다. 신문기사 스크랩, 세계사 교과서 내용 등 제시문의 출처는 다양한 편이다. 사회 계열은 통계·도표 자료가 영어 제시문을 대신한다. 한국외대의 문과 논술 고사에는 배경지식을 활용한 예시 근거 활용이 중요한 채점 기준으로 매겨진다. 제시문에 이미 거론된 내용들을 반복해서 나열하면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2025학년도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 면접 현장. [사진=뉴시스]

 

한국외대 이과 논술은 수능 수학 문제 풀이와 매우 유사하다. 제시된 문제들을 정확한 풀이 과정과 함께 올바른 답을 도출해내면 된다. 이때 유의해야할 점은 수능 주관식 문제와 출제 유형이 똑같기 때문에 풀이과정 없이 답만 기입하는 경우도 있는데 답만 기술하는 경우 해당 문제는 0점 처리된다. 또한 부분점수가 있기 때문에 답을 최종적으로 도출하지 못했더라도 가능한 풀이과정을 상세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입시업계에선 한국외대의 이과 논술의 경우 타 대학에 비해 난이도가 쉬운 편이라 논술시험을 별도로 준비하지 않고 수능에만 집중한 학생도 충분히 논술전형에 합격할 수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올해 수능이 다소 쉽게 출제되면서 전년보다 예상 등급 커트라인이 크게 올라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단 논술 고사에 응시하는 것이 좋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통상적으로 논술 고사는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에 따른 실질 경쟁률이 최초 경쟁률보다 급격하게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며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논술고사에 반드시 응시해야한다”고 말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올해 국어 예상 1등급 커트라인은 ▲화법과 작문(94점) ▲언어와 매체(92점)이다. 전년 대비 ‘화법과 작문’ 6점이, ‘언어와 매체’ 8점이 각각 상승했다. 지난해 수능보다 2~4문제를 더 맞아야 1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수학 예상 1등급 커트라인은 ▲확률과 통계(94점) ▲미적분(87점) ▲기하(94점) 등으로 ‘확률과 통계’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반면 미적분은 3점, 기하는 6점 가량 상향될 것으로 전망됐다. 

PREMIUM SERVICE
OPINION NOW

사회 각 분야의 유명인과 관련된 디지털 콘텐츠 분석 자료를 제공합니다.
매일 12시(정오)에 업데이트 됩니다.

오피니언 나우 소개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채널 로그인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 궁금하신가요? 혜택 보기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
- 평소 관심 분야 뉴스만 볼 수 있는 관심채널 등록 기능
- 바쁠 때 넣어뒀다가 시간 날 때 읽는 뉴스 보관함
- 엄선된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
- 각종 온·오프라인 이벤트 우선 참여 권한
회원가입 로그인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