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을 것 많은 강남 부모들의 성(性)리스크 차단 특단 대책 ‘정관수술’
잃을 것 많은 강남 부모들의 성(性)리스크 차단 특단 대책 ‘정관수술’

최근 서울을 비롯한 각 지역 유명학군을 중심으로 ‘정관수술’ 문의가 늘고 있다. 특히 남자 아이를 키우는 부유층 부모들 사이에선 ‘정관수술은 필수’라는 인식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성(性)에 대한 인식이 갈수록 개방적으로 변해 가는데다 고교생 부모가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까지 등장하면서 이른바 ‘성(性)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질 대로 커진 결과다. 자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 없는 만큼 리스크 자체를 제거하고 추후에 복원수술을 하겠다는 계산이다.

 

청소년들의 성관계 경험률은 매해 증가하고 있다. 교육부·질병관리청의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고교생의 성관계 경험률은 6.5%에 달했다. 10년 전(5.3%) 에 비해 대비 약 20% 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고등학생의 경우 10.0%나 됐다. 고등학생 10명 중 1명은 성관계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정관수술 문의 좀” “어느 병원이 잘해주나” 부쩍 빨리 크는 아이들이 불안한 부모들

 

최근 강남 지역에 거주하는 부모들이 주로 활동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녀의 정관수술에 대한 문의 내용을 담은 게시물이 부쩍 늘었다. 한 게시물의 작성자는 “올해 아들이 고등학생이 되는데 요즘 애들이 너무 개방적이라 무분별한 성관계로 누군가를 임신시키진 않을까 불안하다”며 “정관수술을 시켜주고 싶은데 어디가 잘 하는지 추천 좀 해달라”고 적었다. 해당 게시물의 댓글은 “잘 선택했다” “우리 아들은 초등학교 때 했다” 등 게시자의 선택을 긍적적으로 평가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 강남 학부모들은 학생기간 자녀의 성 리스크를 크게 우려한다. 사진은 자녀 정관수술은 고민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강남 지역 내에서의 ‘청소년 정관수술’ 성행 정도는 르데스크가 직접 만난 인물들을 통해 더욱 자세히 파악할 수 있었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학부모 김모 씨 설명에 따르면 얼마 전 정관수술 유행 정도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충격적인 일이 있었다. 지역 내 한 초등학교에서 5학년 여학생이 임신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놀랍게도 성관계가 의심되는 남학생이 무려 4명에 달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곧장 범인이 밝혀졌는데 4명의 남학생 중 정관수술을 하지 않은 학생은 1명에 불과했다.

 

김모 씨는 “얼마 전 지역 내 엄마들 단톡방을 중심으로 퍼진 이야기인데 워낙 내용이 구체적이라 대다수가 어느 정도는 신빙성이 있는 소문으로 여겼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초등학생이 성관계를 통해 임신을 했다는 것부터 의심되는 학생이 무려 5명이라는 점, 게다가 그 중 4명이나 정관수술을 해서 애 아빠가 곧장 밝혀졌다는 점 등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충격 가 자체였다”고 귀띔했다.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과외교사 이모 씨도 자신이 겪은 충격적인 일화를 들려줬다. 이모 씨는 “지난해 가르친 남학생 10명 중 4명의 부모가 갑작스럽게 정관수술 받은 사실을 고백했다”며 “처음에는 무슨 의도인지 몰랐지만 나중에야 ‘아들을 꼬드겨도 소용없다’는 경고의 메시지란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 지역 자체가 생각보다 좁다”며 “누가 임신을 했고 누가 임신을 시켰는지 등의 소식이 생각보다 빠르게 퍼지는데 워낙 잃을 게 많은 부모들이 많다 보니 자녀 사생활에 대한 통제도 강한 편이다”고 부연했다.

 

▲ 강남구 등 학구열이 뜨거운 지역을 중심으로 정관수술 문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버스를 기다리면서 공부중인 학생들. (특정 기사내용과 무관) ⓒ르데스크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비뇨의학과 관계자에 따르면 예전에는 여자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걱정이 컸다면 요샌 남자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도 그에 못지않다. 코로나19 펜데믹 기간에는 비교적 잠잠했던 자녀 정관수술 문의가 대면수업 정상화 이후 부쩍 늘었다. 이 관계자는 “정관수술 문의가 예전부터 있긴 했지만 최근 들어 부쩍 늘긴 했다”며 “부모들이 상담 받으러 오면 일단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지만 그럼에도 대부분이 강행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인근에 위치한 또 다른 비뇨기과 역시 같은 반응을 보였다. 해당 비교기과 원장은 “겨울방학 기간에만 월에 5~7건 가량 문의를 받는다”며 “고등학생 보다는 초·중학생 부모들의 문의가 많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북 지역 비뇨기과 원장의 이야기를 들으니 그쪽도 문의가 있긴 하지만 강남 지역 보다는 횟수가 적은 편이었다”며 “아무래도 예전과 달리 요즘엔 ‘임신 리스크’가 여학생뿐 아니라 남학생, 그리고 부모에게도 상당히 치명적이기 때문에 잃을 게 많은 부유층이 더욱 조심하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정관수술 부작용 보다 무서운 공포감 “사고 치면 자식·부모 전부 매장”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다수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녀 정관수술을 고려하는 부모들의 기본적인 심리는 ‘공포’다.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성관계 놀이’까지 등장할 정도로 성(性)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지면서 반대로 학부모들의 공포감은 커진 것이다. 여기에 최근 미성년자 시절 출산 경험을 가진 이들이 출연하는 TV프로그램 등도 학부모들의 공포감을 부추기고 있다.

 

문제는 공포감에서 발현된 정관수술 시도가 자녀에게 치명적인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미성년자 정관수술은 성인에 비해 부작용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비뇨의학과 전문의는 “정관수술이 널리 알려지긴 했지만 결코 간단한 수술은 아니다”며 “정관수술은 어린아이 머리카락보다 더 가는 실로 정관을 연결시키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기 때문에 혈종, 고환통, 정고나 재개통 등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의 부모들이 정관수술을 쉽게 생각하는 이유가 복원이 가능하다는 인식 때문인데 그것 또한 한참 잘못된 생각이다”며 “비뇨의학계에서는 정관수술 복원 실패율을 10% 내·외로 보고 기간이 길어질수록 성공률은 더욱 낮아진다. 그래서 어린 나이에 정관수술을 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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