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병장수’ 원초적 욕망 먹고 자란 ‘글로벌 TOP5’ 재벌 제약사들
‘무병장수’ 원초적 욕망 먹고 자란 ‘글로벌 TOP5’ 재벌 제약사들

‘무병장수(無病長壽)’는 인간의 가장 보편적·원초적인 욕망 중 하나다. 동서고금,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기를 희망한다. 의학·약학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무병장수의 욕구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그만큼 기준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무병장수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사라지지 않는 ‘불변의 욕망’인 것이다. 덕분에 약을 개발하고 만들어 판매하는 제약사들은 오랜 기간 꾸준한 발전을 거듭할 수 있었고 일부 기업은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랐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선도국가 미국…시총 순위 1·2·4위 일라이릴리·존슨앤존스·애브비

 

세계에서 시가총액(이하 시총)이 가장 큰 제약 회사는 미국의 일라이 릴리다. 23일 뉴욕 증시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의 시총은 원화 기준 약 1194조원이다. 시총 2위 기업과의 격차는 무려 2배가 넘는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제약회사다. 일라이 릴리는 20세기 최고의 발견으로 꼽히는 항생제(페니실린) 대중화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선도기업으로 우뚝 섰다. 일반 대중들에겐 발기부전치료제 ‘시알리스’ 제조·판매사로 더욱 유명하다. 창업주는 미국 남북전쟁 당시 북군 대령 출신의 약사 일라이 릴리다. 자신의 이름을 사명으로 지었다는 것은 그만큼 제품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올해 3월 기준 일라이 릴리의 최대주주는 미국 최대 자선재단인 ‘릴리 엔다우먼트(10.19%)’다. 재단은 창립자 일라이 릴리 아들 JK 릴리 주니어가 자신이 소유한 일라이 릴리 주식을 전액 기부하며 만들어졌다. 현재 릴리 엔다우먼트 이사회에 직접 참여중인 릴리 가문의 구성원은 JK 릴리 주니어의 증손녀인 ‘레베카 릴리(Rebecca E. Lilly)’가 유일하다. 1971년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난 레베카 릴리는 터프츠 대학교를 거쳐 예일대에서 MBA 학위를 취득했다. 학위를 마친 뒤 미국 각지의 다양한 비영리 회사에서 이사회 멤버로 활동했다. 이후 모건스탠리에 입사해 개인 자산관리부서에서 5년 이상 근무했고 지금은 모건 스탠리의 재무팀 고문을 맡고 있다. 올해 7월 릴리 엔다우먼트의 이사회에 합류했다.

 

▲ 레베카 릴리 릴리 엔다우먼트 이사회 임원(사진 왼쪽)과 클레이 로빈슨 릴리 엔다우먼트 재단 이사장. [사진=모건 스탠리, 릴리 엔다우먼트]

 

릴리 엔다우먼트 재단의 수장은 ‘클레이 로빈슨(N. Clay Robbins)’ 이사장이다. 그는 1955년 인디애나 출생으로 와비시 대학에서 종교학을 전공했다. 재학 당시 그는 릴리 재단이 추진하는 대학사업의 장학생이었다. 이후 벤더빌트 로스쿨에서 법학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베이커 멕킨지 로펌에 합류했다. 그는 멕킨지의 각종 부서에서 경력을 쌓은 뒤 맥킨지 파트너 변호사로도 활동했다. 이후 1993년 릴리 엔다우먼트 이사회로 자리를 옮긴 후 1999년 릴리 엔다우먼트 이사장에 임명된 뒤 지금까지 재단을 이끌고 있다.


글로벌 제약회사 중 시총 2위에 올라 있는 기업은 미국의 ‘존슨앤존슨’이다. 시총 규모는 23일(현지시간) 기준 원화 약 550조원에 달한다. 존슨앤존슨은 일반의약품과 화장품 브랜드 다수를 포함하고 있는 대표적인 컨슈머헬스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각 분야별 상품 중 가장 유명한 제품은 ‘타이레놀’과 ‘존슨즈 베이비 로션’이다. ▲지르텍 ▲니조랄 ▲아비노 ▲리스테린(구강청결제) ▲뉴트로지나 ▲아큐브(렌즈) 등도 널리 알려져 있다. 코로나19 당시 백신개발사로 명성을 떨쳤던 얀센도 존슨앤존슨 자회사다. 얀센은 본래 벨기에 제약회사였으나 1983년 존슨앤존슨에 인수됐다.

 

존슨앤존슨의 설립자는 로버트 우드 존슨 1세로 1886년 당시 2명의 동생과 함께 기업을 이끌었다. 이후 존슨 가문은 존슨앤존슨이 세계적인 제약회사로 거듭나자 지분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했다. 이후 전문 경영인체제를 도입했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현재 존슨 가문은 존슨파이낸셜을 별도로 운영하며 가문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존스파이낸셜의 회장은 ‘프랜시스 G.존슨(Francis G. Johnson)’이다. 1962년생인 프랜시스 G.존슨은 존슨 가문의 일원 중 하나로 클렘슨 대학을 졸업한 후 곧장 존슨앤존슨에 입사했다. 다양한 부서에서 경력을 쌓은 뒤 미국자산관리협회(AAMGA)로 이직한 후 그곳에서 회장 자리까지 올랐다. 이후 존슨앤존슨 파이낸셜로 돌아와 지금까지 가문 자산을 관리 중이다.

 

현재 존슨앤존스를 이끌고 있는 수장은 ‘호아킨 두아토’ CEO다. 1962년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태어난 그는 스페인과 미국 이중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의료 환경에 익숙했다. 가족들 모두 의료 분야 종사자였다.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의사였고 어머니, 할머니는 각각 간호사와 약사였다. 그는 스페인의 ESADE 경영학과를 졸업하자마자 존슨앤존슨에 입사했다. 이후 ▲제약부문 부사장 ▲경영위원회 부사장 ▲제약부문 사장 ▲최고정보책임자(CIO) 등을 거쳐 2022년 CEO에 자리에 올랐다.

 

▲ 프랜시스 G.존슨 존슨 파이낸셜 회장(사진 왼쪽)과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존슨 CEO. [사진=존슨 파이낸셜, 존슨앤존슨]

 

글로벌 제약회사 시총 4위 역시 미국 기업이다. 글로벌 제약사 시총 순위 5위권 내에 미국 기업이 무려 세 곳이나 되는 셈이다. 주인공은 ‘애브비(AbbVie)’다. 23일 뉴욕증시 기준 시가총액은 원화 약 457조원에 달한다. 한때 워렌버핏이 대거 매수했던 종목으로 잘 알려진 애브비의 대표 상품은 블록버스터 치료제인 ‘휴미라’다. 휴미라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 쓰이는 약품으로 2022년 매출만 27조원에 달했다. 2020년엔느 보톡스로 유명한 아일랜드 제약사 앨러간을 깜짝 인수하며 지난해 1조원이 넘는 보톡스 사업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애브비는 2013년 미국 제약회사 애보트의 제약부문 인적분할로 탄생했다. 인적분할은 모회사에서 떼어져 나오는 신생 회사의 주식을 기존 모회사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나눠 가지는 방식이다. 애보트의 창업주는 월리스 캘빈 애보트로 그는 사망 직전 자신의 지분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했다. 올해 6월 기준 애보트(9.56%)와 애브비(9.66%)의 최대주주는 모두 세계적인 투자회사 뱅가드 그룹이다. 두 회사 모두 전문 경영인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애보트를 이끌고 있는 수장은 ‘로버트 포드(Robert B. Ford)’ CEO다. 1973년 미국에서 태어난 그는 보스턴 칼리지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고 하스 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이수했다. 그는 1996년 애보트의 당뇨병 관리 사업부를 시작으로 평생을 애보트에서 보냈다. 2017년 당시 가장 큰 M&A였던 St.Jude Medical을 인수하면서 2018년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임명됐고 이후 2020년 이사회 만장일치로 CEO 자리에 올랐다.

 

 

▲ 애브비 건물 전경. [사진=abbvie]

 

에브비를 이끌고 있는 수장은 ‘리처드 A.곤잘레스(Richard A. Gonzalez)’다. 1954년 미국 휴스턴에서 태어난 그는 휴스턴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애보트에 입사했다. 그는 애보트에서만 30년 넘게 근무하며 애보트 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2013년 분사 당시 애브비를 이끌어 달라는 애버트 이사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금까지 애브비 CEO를 맡고 있다. 미국 현지에선 그에 대해 타고난 리더십과 경영 능력으로 통해 애브비를 글로벌 제약회사 반열에 올려놓은 주역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위고비 신드롬 주역 스웨덴 ‘노보 노디스크’ 300년 역사 가족기업 전통 잇는 독일 ‘머크’

 

최근 다이어트약 위고비로 주목받고 있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는 글로벌 제약사 시가총액 순위 3위에 올라 있다. 미국 기업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시총 규모가 가장 큰 셈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유럽 기업 중 시총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이기도 하다.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는 노보 노디스크의 시총 규모는 23일(현지시간) 기준 원화 약 537조원에 달한다. 노보 노디스크는 당뇨병 등 희귀병 분야 치료제가 주력 제품이며 2020년 이후 삭센다, 위고비 등을 통해 비만치료제 분야에서도 강세를 보여 왔다.

 

노보 노디스크는 창업주 일가가 만든 재단이 회사를 소유한 지배구조를 띄고 있다. 재단은 노보 노디스크의 지주사인 노보 홀딩스를 100%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노보 홀딩스는 노보 노디스크의 지분 28.1%를 보유 중이다. 세계 1위 자선단체인 노보 노디스크 재단은 덴마크의 하게돈 의대 교수가 설립한 재단으로 소유주가 없는 비영리 단체다. 재단의 자금 마련은 자회사인 노보 홀딩스를 통해 이뤄지며 사업·투자 수익은 재단 운영금으로 사용된다.

 

▲ 라르스 레비엔 쇠렌센 노보 노디스크 재단 이사장(사진 왼쪽)과 벨렌 가리호 머크 CEO. [사진=노보 노디스크 재단, 머크]

 

현재 노보 노디스크 재단 이사장은 ‘라르스 레비엔 쇠렌센(Lars Rebien Sørensen)’이다. 그는 재단 이사장과 노보 홀딩스 이사회 의장을 동시에 역임하고 있다. 1954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태어난 그는 코펜하겐 대학교의 왕립수의과대학에서 학·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2년 노보 노디스크에 입사한 후 7년 만에 효소 부서의 영업 및 마케팅 부장(1989년) 자리에 올랐다. 부장직에 오른 지 5년 만에 노보 노디스크 그룹 임원 이사회(1994년)에 합류했다. 이후 2000년부터 약 16년간 노보 노디스크 CEO를 역임한 뒤 2018년부터 노보 노디스크 재단 이사장 및 지주사 의장을 겸임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회사 시총 5위 기업은 독일의 ‘머크(Merck)’다. 23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머크의 시가총액은 원화 기준 약 371조원에 달한다. 1668년에 설립된 머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제약회사이자 300년 넘게 가족경영 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올해 6월 기준 머크 가문의 지분율은 70%가 넘는다. 다만 회사 경영은 머크 가문이 선정한 전문 경영인이 맡는다. 머크 가문은 직접적인 경영에는 나서지 않지만 기업의 경영진으로부터 지속적인 현황을 보고받으며 기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머크 가문의 두터운 신임을 얻어 머크를 이끌어나가고 있는 인물은 ‘벨렌 가리호(Belén Garijo)’ CEO다. 1960년 스페인 알만사에서 태어난 그는 알칼라대학에서 임상 약리학을 전공했다. 학업을 마친 뒤 곧바로 마드리드 라파스 병원에서 의사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스페인의 제약회사인 아벤티스로 이직해 전무이사 자리까지 올랐고 2011년 머크의 COO로 스카우트 된 뒤 2013년 머크 사장을 맡았다. 이후 2021년 전임자 스테판 오슈만에 이어 CEO 자리에 올라섰다. 가리호 CEO는 지난해 포보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68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글로벌 제약사들은 대부분 의료 관련 종사자들이 오랜 연구를 끝에 특정 물질들을 발견하면서 약품을 만들고 판매하면서 탄생했다”며 “이들 기업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비슷한 효능을 지닌 약들의 등장으로 판매 역량의 중요성이 크게 확대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기업 운영관리에 취약한 의료 전문가들 대신 경영적 능력이 뛰어난 인물이 전문경영인을 맡는 비슷한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PREMIUM SERVICE
OPINION NOW

사회 각 분야의 유명인과 관련된 디지털 콘텐츠 분석 자료를 제공합니다.
매일 12시(정오)에 업데이트 됩니다.

오피니언 나우 소개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채널 로그인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 궁금하신가요? 혜택 보기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
- 평소 관심 분야 뉴스만 볼 수 있는 관심채널 등록 기능
- 바쁠 때 넣어뒀다가 시간 날 때 읽는 뉴스 보관함
- 엄선된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
- 각종 온·오프라인 이벤트 우선 참여 권한
회원가입 로그인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