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의 주가가 10% 넘게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3분기 호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설계 변경 소식에 매출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탓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한미반도체는 전일 대비 10.40% 내린 10만4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기준 10% 넘게 내린 건 지난 8월 5일 이후 처음이다. 전날 7% 가량 오르며 12만원 직전까지 기록했던 것과 크게 대비된다.
이날 투자자들은 한미반도체 ‘TC 본더’의 주 고객사였던 SK하이닉스가 TC 본더 장비 수급 안정화를 위해 멀티벤더 전략을 택했다는 소식에 해당 주식을 대거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SK하이닉스와 HBM 적층 장비인 TC 본더를 공동 개발한 한미반도체는 그동안 SK하이닉스의 HBM 제조용 TC 본더 장비를 사실상 독점 공급해 왔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비용절감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싱가포르 ASMPT와 한화정밀기계 장비 등의 추가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주력 사업인 HBM 핵심 장비를 특정 장비사에 의존하는 것은 사업 위험도가 높다는 판단이다.
앞서 한미반도체는 전날 호실적을 발표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한 바 있다. 17일 한미반도체 이번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568.4% 늘어난 2085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320.9% 증가한 993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전날의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하며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 증권가 역시 목표주가를 대폭 낮추며 한미반도체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이날 현대차증권은 한미반도체의 목표주가를 기존 30만원에서 17만원으로 50% 가량 낮췄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는 일시적으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의 8단에서 12단으로의 설계 변경에 따른 출시 계획 조정이 있을 것이다”며 “고객사로의 본딩 장비 납품이 내년 1분기로 이연돼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