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만료 앞둔 생보 라이벌 희비, KB라이프 ‘울고’ 신한라이프 ‘웃고’
임기만료 앞둔 생보 라이벌 희비, KB라이프 ‘울고’ 신한라이프 ‘웃고’

올해 말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와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 간 경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상반기 신한라이프가 양호한 실적을 거둔 반면 KB라이프는 뒷걸음질쳤다. 리딩뱅크 경쟁에서 생보사 역할이 중요해진 만큼 임기만료를 앞두고 KB라이프의 이영종 대표의 연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한라이프는 312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면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KB라이프는 20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8.2%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914억원이던 양 사간 실적 격차가 1106억원으로 더 커졌다.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의 실적이 엇갈린 배경에는 수익성이 지목된다. 신한라이프는 보장성보험 판매에 주력한 덕분에 계약서비스마진(CSM)이 높은 반면 KB라이프는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아 수익성이 약화됐다. CSM은 보험사가 보유한 계약을 기반으로 향후 기대되는 이익을 반영한 값으로 보험업계 수익성을 엿볼 수 있는 지표다.

 

신한라이프의 상반기 보험이익은 4069억원이다. 전년 동기(3163억원) 대비 28.6% 증가했다. CSM 잔액은 7조7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성장했다. 신계약 보험료(APE)는 804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83.8% 급증했다. 이 가운데 보장성보험 비중이 7707억원 차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반면 KB라이프의 CSM 잔액과 APE는 모두 줄어들었다. 상반기 KB라이프의 CSM 잔액은 3조14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APE도 3426억원으로 6.8% 뒷걸음질 쳤다. 특히 수익성이 낮은 저축성 APE가 28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5% 증가한 반면 보장성 APE는 610억원으로 80.9% 감소했다.

 

새롭게 도입된 회계제도(IFRS17)에선 보장성 보험이 저축성 보험보다 CSM 확보에 유리한 만큼 저축성 보험 판매에 주력한 KB라이프의 수익성이 저하됐다. 이로 인해 KB금융과 신한금융지주 내 생보사 경쟁에선 신한라이프가 판정승을 거뒀다.

 

금융지주 내 순이익 기여도에서도 KB라이프가 신한라이프에 밀렸다. 상반기 KB금융 순이익에서 KB라이프의 비중은 9.2%에 그쳤다. 같은 기간 신한라이프는 신한금융 내에서 11.3% 비중을 차지했다. KB금융 입장에서 신한금융과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KB라이프의 부진이 뼈아플 수 밖에 없다.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는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인 요양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환주 대표는 신사업 일환으로 업계 최초 요양사업에 뛰어들었다.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도심형 요양시설과 노인복지주택 평창카운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맞서 신한라이프는 요양전문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를 통해 주야간보호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4분기 경기도 성남시에 오픈할 예정이다. 카이스트 뇌인지과학과와 시니어 공간 연구계약을 맺어 신경건축학 연구를 바탕으로 주거공간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생보업계 라이벌 신한·KB라이프, 엇갈린 실적에 연임이냐 교체냐 ‘촉각’

 

신한금융과 KB금융지주 간 리딩뱅크 경쟁에서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는 비은행부문 수익을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숙명의 라이벌인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를 이끄는 이영종 대표와 이환주 대표의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다. 업계 안팎에선 향후 경영성적표에 따라 올해 말 연임 여부가 판가름 날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와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가 올해 말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만큼 하반기 실적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 [사진=각 사]

 

이영종 대표와 이환주 대표는 지난해인 2023년 1월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임기는 각각 올해 12월과 내년 1월까지다. 두 대표는 신한금융과 KB금융지주의 보험계열사 수장으로 지난해 초 나란히 선임된 직후부터 경영 방침에 이목이 쏠렸다.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는 취임 직후 '비즈니스 이노베이션(BI)' 전략을 앞세워 생명보험업계 '톱2' 진입을 목표로 경영에 나서왔다. BI전략은 △사업가형 지점장 도입 △FC 도입증대 및 설계사 육성 강화를 위한 수수료 체계 개편 △FC 교육과 마케팅 지원 확대 등이 골자다.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는 올해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까지 '원팀'을 강조한만큼 취임 후 KB라이프 내 내부 화학적 통합에 공을 들여온 한편 수익성 극대화 전략을 함께 취했다.

 

하반기에 접어들며 두 회사 모두 수익성 끌어올리기에 막판 스퍼트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라이프는 지난달 여성특화 '신한건강보장보험 원더우먼'을 출시해 건강보험 판매에 힘을 싣고 있다. KB라이프는 우수인증설계사 배출을 업계 최고수준으로 나타내고 보험플랫폼을 개편하는 등 본질적 영업력 확대에 팔을 걷은 상태다.

 

올해 상반기까진 이환주 대표의 경영 성적표가 부진한 만큼 하반기 실적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연임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 내 비은행 계열사인 KB손해보험, KB증권, KB국민카드, KB자산운용, KB캐피탈 중에서 KB라이프만 나홀로 역성장하면서 이환주 대표의 입지가 좁아졌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 모두 수익성 강화를 위해 신사업으로 노인 요양 카드를 꺼내들면서, 요양사업 성과에 따라 경쟁우위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며 “둘 다 통합법인을 맡아 화학적 결합뿐 아니라 경영 실적에서 성과를 거둬야 하는 만큼 하반기 성적표에따라 연임할 지 교체될 지 결정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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