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공격하는 인도식 마르크스 ‘CITU’…“기업 다 내쫓길 판”
삼성 공격하는 인도식 마르크스 ‘CITU’…“기업 다 내쫓길 판”
[사진=AP/뉴시스]


삼성전자 첸나이 공장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강성 노조 ‘인도노동조합세터(Centre of Indian Trade Unions·이하 CITU)가 인도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새로운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과격한 파업과 무리한 요구로 현지에서도 적잖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도 첸나이의 삼성전자 가전 공장 노조가 3주째 파업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첸나이는 삼성전자가 TV·냉장고·세탁기 등을 생산하는 인도 가전 핵심 기지다. 제조 인력은 2000여 명이다. 현재 임금 인상과 노조 인정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인력은 전체 인력의 절반인 1000여 명이다. 첸나이는 삼성전자의 인도 연매출 120억달러(약 16조원) 가운데 19%를 차지하는 주요 시설이다.


노조는 구체적으로 3년 내 100%이상의 임금 인상과 주 6일제(48시간) 근무를 5일제(35시간)으로 줄여주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첸나이 공장 인력들은 월평균 3만5000루피(약 55만원)를 받고 있다. 인도는 노동법상 소정 근로시간이 주당 48시간이다. 결론적으로 근무시간을 줄임과 동시에 현 임금을 2배가량 올려달라는 것이다. 더불어 직원 사망 시 해당 직원을 채용하는 ’고용 세습제‘와 연간 사립학교 학비 5만루피(약 80만원) 제공 등도 함께 고집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첸나이 지역 제조 인력의 평균 임금은 1만9000루피(약 30만원)로, 이미 삼성 직원들은 1.8배의 임금을 받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노조 상대 접근 금지 가처분 신청, 대체 인력 투입 등을 통해 버티고 있다.


이번 파업은 이번 파업은 인도 공산당의 지원을 받는 현지 강성 노동단체 CITU 산하의 삼성인도노동복지조합(SILWU)가 주도하고 있다. 실질적 파업을 주도하는 CITU는 1970년 결성된 인도 최대 노동조합이다. 인도 전역에서 활동하며 조합원 수만 620만명 이상이다.

 

▲ CITU는 인도 5대 노동조합중 가장 강경파에 속하는 집단이다. 조합원은 620만명 이상이며 기본 사상은 마르크스 공산주의를 따르고 있다. [사진=CITU]

 

이들은 마르크스식 공산주의를 따르는 노동 집단이다. 실제로 CITU는 공산당의 망치와 낫을 조합 상징으로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파업 현장에서도 망치와 낫이 그려진 붉은색 공산당 깃발이 다수 포착됐다.


CITU는 인도에 진출한 모든 국내 기업들의 리스크다. 현대차의 경우 이미 2010년과 2019년 CITU가 주도한 파업으로 생산라인이 정지된 경험이 있다. 포스코 마하라슈트라주 공장 또한 이들의 무리한 지역주민 채용 확대에 생산 및 물품 반입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출근 및 물품 반입을 반대했다. 지난해 4월에는 롯데웰푸드 초코파이 공장의 장기 파업을 주도했다. CITU 노조원들이 아직도 다수 현지 공장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도 현지에서도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중국을 대신해 제조업 강국으로 부상하려는 인도의 목적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인도는 제조업 육성 정책인 ‘Make In India’를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앞세워 글로벌 기업들 유치에 힘 쏟고 있다.

 

그렇기에 인도 현지 언론과 기관들 사이에서도 CITU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인도 현지 매체 인디아 스펜드는 “인도와 같이 잉여 노동력이 넘쳐나는 국가에선 기업을 유치해야한다”며 “그렇기 위해서는 근로자와 기업 간의 신뢰를 구축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인도 싱크탱크 GTRI(Global Trade Research Initiative)가 “노조 파업 문제로 글로벌 제조 강국이 되려는 인도의 야망이 위기에 처했다”며 “인도 내 일자리가 감소하고 제조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인도 현지인들은 CITU의 노조행위가 해외 기업들의 인도 투자를 저해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인도 타밀나두주 컴프레서 공장 건설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식에 참석한 강현석 삼성전자 전 서남아총괄 부사장(왼쪽 다섯째). [사진=트위터]

 

CITU의 극단적인 행보는 인도 노동계 내에서도 반응이 갈린다. 인도 온건파 노동계에서는 가능한 많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있는데 CITU가 이것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지인들 또한 이번 삼성 파업에 대해 배부른 걱정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나자르 만다리(Najar Mandari) 씨는 삼성공장 파업에 대해 “지금 인도에는 성실하고 능력 있는 무직자들이 직업을 찾기위해 줄을 서있다”며 “저기에 있는 사람들을 전부 해고해도 하루면 전부 충원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인도 근로자들을 위해 점진적으로 발전해 나가야지 욕심이 앞서면 오히려 모든 것을 망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CITU가 중국정부와 연관돼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을 대신할 세계의 공장으로 인도가 떠오르자 이를 막기 위해 노조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인도에 들어간 경쟁 기업들의 생산성을 낮출 수도 있어 인도 노조는 여러 방면으로 중국에 득이 되기 때문이다.


라지 바바(Raji Baba)씨는 “CITU의 행보가 과거보다 훨씬 과격해지는 것 같다”며 “예전에는 소외 계층과 여성 등을 위해 활동했는데 최근에는 해외 기업 파업에만 너무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업이 너무 강해지면 해외 기업들이 인도 진출을 꺼리며 다시 중국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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