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카드사 중 순이익 1위를 기록한 신한카드의 소홀한 고객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신한카드는 올해 2분기에만 발생 민원건수 400건을 훌쩍 넘으며 주요 7개 카드사(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 중 1위를 기록했다. 회원 십만명당 환산 민원건수도 유일하게 2건을 돌파했다. 최근 각종 금융사고 발생으로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 보호 조치에 고삐를 쥐고 있는 상황에서도 신한카드는 나홀로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순이익 1위 신한카드, 민원 건수 압도적 1위…“이복현 취임 일성 역행한 불안한 외줄타기”
11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신한카드의 민원건수는 총 461건으로 직전 분기(366건) 대비 26%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단순 이첩민원과 자율조정 민원 등이 민원건수 산정에서 제외된 것을 고려하면 실제 민원건수는 더욱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신한카드가 가장 많은 회원수를 보유한 것을 고려해도 민원은 단연 1등이었다. 회원 십만명당 민원건수를 의미하는 환산건수는 1분기 1.66건에서 2분기 2.09건으로 늘어났다. 국내 7개 카드사(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 중 환산건수가 2건을 넘긴 곳은 신한카드가 유일하다. 이어 ▲롯데카드(1.17건) ▲현대카드(1.05건) ▲삼성카드(0.75건) ▲하나카드(0.70건) ▲KB국민카드(0.62건) ▲우리카드(0.45건) 등의 순이었다.
통상적으로 카드사 민원은 ▲영업 ▲채권 ▲고객상담 ▲제도정책 ▲기타 등으로 구분된다. 영업은 영업모집이나 마케팅 관련 민원, 채권은 연체관리나 추심 관련 민원 등이 해당된다. 제도정책은 심사 발급을 포함한 리스크 관리와 가맹점 관련 사항이다. 앱 서비스 불만 등의 민원들은 모두 기타로 분류된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2분기 민원 상승세를 주도한 곳은 기타부문(236건)으로 직전 분기 대비 무려 72.3%나 증가했다.
고객 서비스와 직결된 신한카드 앱 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추석당일 온라인 결제, 간편결제 등에서 오류가 발생하면서 고객들이 불편을 겪은 데 이어 올해 초에도 결제망이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잦은 오류로 인한 고객 불편은 곧장 서비스 평점 악화로 이어졌다. 11일 오후 2시 기준 앱스토어에서 신한카드 대표 어플 신한SOL페이의 평점(리뷰)은 3.9점(2.8만개)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 4.8점(29만개) ▲우리WON카드 4.8점(4.8만개) ▲하나카드 4.6점(5만개) ▲삼성카드 4.1점(6.6만개) 등과 비교해도 3점대를 기록한 곳은 신한카드가 유일하다.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도 신한카드 앱의 평점(4.1점)이 가장 낮았다. 반면 타 카드사의 경우 ▲현대카드 4.7점(21.8만개) ▲하나카드 4.7점(17.9만개) ▲우리WON카드 4.7점(8.3만개) ▲삼성카드 4.7점(6.1만개) 등을 각각 기록했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지만 개선의 여지는커녕 오히려 금융소비자보호 조치는 점차 퇴행하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종합등급은 2019년(우수), 2020년(양호), 2021년(보통)으로 매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과 2023년은 자율진단으로 대체돼 정확한 등급이 명시되지 않았다.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등급은 ‘취약-미흡-보통-양호-우수’ 순으로 매겨진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최근 신한카드의 행보는 ‘불안한 외줄타기’나 다름없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금융당국이 민생보호의 일환으로 불완전 판매 근절 등 금융소비자 보호 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상황이라 자칫 철퇴가 가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최근의 어려운 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금융소비자 보호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며 “부서나 업무 막론하고 각자 분야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신한카드의 민원 건수 증가와 관련해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몇 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등급이 하락하는 것은 관리자 의식의 해이함을 의심해 봐야 한다”며 “민원 건수의 증가는 기업 이미지 하락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흡한 금융소비자 보호 조치와 이에 대한 주변의 우려에 대해 신한카드 관계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끝내 입장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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