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로로를 제치고 어린이들의 대통령으로 등극한 만화영화 캐릭터 티니핑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부담을 호소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티니핑은 귀엽고 다양한 캐릭터들이 대거 출연하는 어린이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최근 엄청난 인기를 구사하고 있다. 다만 수많은 캐릭터와 비싼 가격으로 인해 부모들 사이에서는 ‘파산핑’이라고도 불린다.
9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사랑의 하츄핑’은 지난 7일, 8일 주말 이틀간 4만7069명을 추가로 모으며 누적 관객 수 94만5386명을 달성했다. 이는 국내 TV애니메이션 극장판 중에서는 최고 성적으로 기존 1등인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93만1953명) 보다 1만명 이상 많은 수치다.
영화 흥행과 함께 제작사 SAMG 주가 또한 크게 상승했다. 9일 오전 10시26분 기준 SAMG엔터는 전일 대비 21.65% 상승한 1만46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실적 또한 개선됐다. SAMG엔터는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이 약 496억원, 영업손실은 약 96억원이다. 올해 수익성 제고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2분기에 매출원가율을 7.5% 낮췄고, 판관비를 약 5억 원 이상 절감하면서 약 22억 원 규모의 영업 적자 폭을 줄여냈다.
SAMG엔터 김수훈 대표는 “SAMG엔터는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할 수 있는 IP 제작 역량과 실력을 두루 갖췄고, 주요 IP를 기반으로 다양한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수익 모델을 완성했다.”며 “영화 흥행, 신규 IP 런칭, 글로벌 매출 확대가 모두 진행되고 있어 멀지 않은 미래에 수익성 제고에 따른 실적 개선 결과를 분명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SAMG엔터가 빠르게 실적을 개선하는 동안 부모들의 부담감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부모들이 티니핑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캐릭터 수집 애니매이션’이 가지고 있는 한계가 없는 확장성에 있다. 현재 공식적인 티니핑 종류는 137마리로 △레전드 티니핑 4마리 △로열 티니핑 27마리 △일반 티니핑 100마리 △빌런 티니핑 6마리로 구성돼 있다. 2022년 티니핑 수가 44개였단 것을 고려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천안에 거주하는 주부 김선주(37) 씨는 “딸아이가 좋아해서 나도 티니핑을 잘 알고 있는데 정말 사도 사도 사야 할 것이 끝이 없다”며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 새 시즌이 시작할 때마다 살 것들이 새롭게 나오는 게 도저히 쫓아가기 힘들다”고 말했다.
가격 또한 만만치 않다. 티니핑 상품의 가격은 적게는 5000원부터 비싸면 10만원 이상이다. 피규어 가격의 경우 약 12000원, 인형은 약 22000원이다. 아이템이 함께 동봉돼 있는 상품의 경우 최소 50000원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장난감의 경우에는 100000원 이상까지도 가격이 올라가기도 한다. 또 캐릭터별로 매번 다른 테마의 장남감이 나오고 있어 한계가 존재하지 않는 수준이다.
노원에 거주하는 백지영(39) 씨는 “나도 어렸을 적 세일러문이나 포켓몬스터를 좋아해 본 경험이 있어 아이가 왜 수집형 애니메이션 상품에 열광하는지 이해가간다”며 “그러나 옛날 수집형 장남감인 띠부띠부실이나 카드같은 것들은 해봤자 500원 정도로 저렴해 아이들이 용돈으로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티니핑의 경우 아이들이 용돈으로 사기에는 비싸기 때문에 결국 부모들이 사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관련업계 IP 전문가는 “티니핑과 같은 수집형 애니메이션의 또 다른 장점은 현 소비자들이 나이가 들어도 계속 수집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며 “당장 포켓몬스터만 보더라도 성인이된 90년생들이 주요 소비자다. 티니핑 또한 IP관리만 잘한다면 현 소비자들의 나이로 인한 이탈률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SAMG엔터는 티니핑은 하반기 시즌5 론칭을 앞두고 있다. 연내 흑자 전환을 위해 더불어 GS리테일, 메가커피, 맘스터치, 삼천리자전거 등 국내 유명 업체들과 신규 IP 라이선스 및 유통 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익성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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