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시장이 리모델링되면서 핫플레이스로 등극한 망원동이 최근 도심 속 휴식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골목 사이를 들어서면 보이는 동네책방부터 찻집, 전통시장이 있고, 인근엔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한강공원까지 위치해 있다. MZ세대 사이에서 ‘힙’한 장소로 불렸던 망원동이 어느샌가 가족·연인들이 마음편히 쉴 수 있는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커피, 코코아와 함께 세계 3대 기호음료 중 하나인 차(茶)는 다른 두 가지 대비 카페인 함량이 적고 테아닌이라는 성분 덕분에 마음을 온화하게 해주는 성질이 있다. 최근엔 ‘티플레저’라는 말이 새로 생겨날 정도로 차를 즐기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났다. 이러한 유행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망원동에는 제대로 된 다도 예절도 배우고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들이 늘어나고 있다.
골목길에 위치한 작은 가게 카페 B는 사전 예약이 필수인 만큼 따스한 차와 함께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계절별로 어울리는 6가지 차와 6가지의 다식 페어링을 맛 볼 수 있는 이곳은 다도 예절과 함께 차와 잘 어울리는 간단한 식사도 제공된다.
단순히 차와 식사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차와 관련된 재밌는 사실과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매장 내부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방문해 차를 즐기며 음식을 먹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어머니와 함께 이곳에 방문한 김경환 씨(34·남)는 “평소 차보다는 코코아, 코코아보다는 커피를 즐길 정도로 차를 즐기지 않는다”며 본인의 음료 취향에 대해 밝혔다.
이어 김 씨는 “차도 커피처럼 입맛에 따라 맛을 선택해서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커피랑 달리 차는 우러나는 시간이 필요한데 그 시간 동안 알 수 없는 여유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오늘 이곳의 방문으로 평소 가지고 있던 차에 대한 편견이 깨지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망원동에 주택가 안에는 김소영 아나운서와 오상진 아나운서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책방 A가 있다. 주변 주택과 잘 어우러지는 분위기의 책방은 유명인이 운영하는 서점임에도 불구하고 아늑하고 말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한 분위기다. 휴식을 취하고 싶은 손님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었다.
책방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에도 방문한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어 햇볕이 좋은 날 야외에서 책을 읽고자 하는 사람들에도 충분해 보였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번잡하지 않아 자연스럽게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이미 자리 잡은 모습이다.
최한울 씨(27·여)는 “처음에는 김소영 아나운서가 운영하는 책방이라는 점에서 호기심이 생겨서 방문하게 됐는데, 생각보다 조용한 분위기에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서 ‘휴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방문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 씨는 “꼭 책을 구매하거나 읽지 않더라도 이곳이 주는 아늑하고 포근한 분위기가 좋아서 힘들 때 가장 먼저 생각나고 방문하게 되는 곳 같다”고 했다.
망원시장 인근에 위치한 카페 C를 방문하면 된다. 최대 2시간까지 이용 가능한 이곳은 사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방문하기 힘들 정도로 인기 있는 곳이다. 도착한 순서대로 원하는 좌석을 선택할 수 있어 방문한 손님들은 매장의 전부를 느끼고 싶다면 예약한 시간보다 5분 정도 먼저 도착하는 것을 추천했다.
새소리와 물소리가 가득한 아담한 규모의 매장 안으로 들어서면 차분하고 아늑한 공간을 만나볼 수 있다. 매장 한가운데 있는 우물처럼 생긴 단지가 있어 뜨거운 물이 필요하다면 편하게 사용하면 된다.
심윤정 씨(36·여)는 “조용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지난번에 방문한 이후 또 방문하게 됐다”며 “고즈넉하고 편안한 분위기에 조용하고 잔잔한 음악이 여유로움을 챙기게 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소한 먹거리 가득한 망원시장, 한강공원서 여유로운 피크닉까지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시장 중 하나인 망원시장은 다양한 먹거리와 특색 있는 상점들로 가득해 주말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망원시장 주변에 망원한강시장이 있어 망원시장에서 먹거리를 산 뒤 가볍게 산책하며 방문하기에 좋다.
가장 비싼 음식이 2만원이 넘지 않을 정도로 저렴한 가격이라 닭강정, 고추튀김, 족발 등 맛있는 음식들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는 망원한강공원에 방문하기 전에 망원 시장에서 먹거리를 먼저 구매해 방문하는 것이 널리 퍼져있다. 다른 한강공원처럼 망원한강공원에서도 라면과 배달음식을 즐길 수 있지만 초밥이나 떡갈비 등 망원시장에서 판매하는 음식들을 사서 휴식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망원시장에서 나와 망원한강공원으로 가는 길에 방문할 수 있는 카페 D는 일본에서 주로 즐기는 사이폰 커피를 맛 볼 수 있는 곳이다.
매장은 왕복 4차선 도로 바로 앞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조용했다. 또 테이블이 많지 않아 여유롭고 조용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이곳에서 주로 판매하는 커피는 사이폰 커피로 처음에는 독일에서 고안됐지만 일본 회사에서 대중화시킨 이후 현재는 일본이 독일보다 유명한 것이 특징이다.
최종 목적지인 망원한강공원은 다른 한강공원들에 비해 방문하는 손님들의 수가 적어 여유롭게 휴식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한강의 탁 트인 경치를 바라보며 잔디에 앉아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는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또 주말을 맞이해 이곳을 방문한 가족 단위 방문객들도 자유로운 분위기의 한강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가족들과 함께 휴식을 즐기고 있던 박기진 씨(38·남)는 “한강공원마다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조금씩 다른데, 이곳은 다른 한강공원에서 맛보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은 다 팔고 있지만 사람들이 많이 없다”며 “근처 시장에 들러 먹고 싶은 음식들을 사서 방문하면 더욱 여유롭게 쉴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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