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다가오자 들썩이는 주식·비트코인, 신중론 고개
금리인하 다가오자 들썩이는 주식·비트코인, 신중론 고개

미 연준이 내달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했지만 주식과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의 시세가 반짝상승하는데 그치면서 향후 시세 변동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통상 금리가 인하되면 시장에 유동성이 풀리면서 위험자산 시세가 오르지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덮치면서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10.95% 빠진 5만7300달러(약 766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불과 일주일만에 무려 10.95%나 하락한 수치다. 지난달 28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반등하나 했지만 뉴욕 증시가 결국 약세로 전환되면서 동반 하락했다.

 

비트코인뿐 아니라 암호화폐 시장 역시 전반적인 약세다.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3.28% 내린 2432달러(약 32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무려 11.76%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다른 알트코인인 솔라나는 4.74%, 리플은 3.15%, 도지코인은 5.70% 급락했다.

 

금리인하 기대감과 미국 대선 구도의 변화로 인한 기대감이 높았던 것과 달리 시장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암호화폐에 대한 시세 상승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트코인 지지를 선언했고, 바이든 행정부보다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 금리인하 기대감과 미국 대선 구도의 변화로 인한 기대감이 높았던 것과 달리 시장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의장.[사진=AP/뉴시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암호화폐를 향해 전문가들은 엇갈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코인전문매체 크립토포테이토는 크립토퀀트 데이터를 인용하면서 “비트코인 영구 보유자 주소에서 전례 없는 수준으로 비트코인 매집이 관측되고 있고,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도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고 있다”며 “수주일 내로 가상자산 시장의 상승 랠리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유명 가상자산 트레이더 블런츠는 “비트코인이 전일 주요 저항대인 6만2000달러를 돌파했다”며 “엘리엇 파동에 따라 곧 새로운 신고가(ATH)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9월 중순까지 8만4000달러(약 1억1138만원)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싱가포르의 가상자산 거래기업 QCP캐피털은 “비트코인이 드디어 박스권 상방 저항을 돌파하고 기다리던 회복세를 되찾았다”며 “현재 비트코인 단기 상승 랠리는 현물시장이 주도하고 있지만 6만2000달러 지지가 유지되면 여름 휴가가 끝날 무렵 선물시장에서의 롱 포지션이 증가할 것이다”고 밝혔다.

 

실제로 금융정보 플랫폼 파사이드 인베스터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로 약 2억5200만달러 규모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지난 7월 22일 이후 가장 많은 유입으로, 8월 들어 처음으로 일일 자금 유입액이 2억달러를 넘겼다.

 

그러나 시장 분위기는 아직 냉정하다. 이날 기준 24시간 거래량은 515억달러로 8월 평균(717억달러)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코인니스와 크라토스의 설문조사에서도 설문 응답자 중 57.1%가 금리인하가 확정돼도 가상자산 투자 포지션에 대해 "현상을 유지하며 변동성을 주시할 것"이라고 답했다. 시장 전망에 대해서도 응답자 중 가장 많은 45.7%가 횡보를 예상했다.

 

▲한국 증시도 불안감은 여전하지만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인분석업체 크립토퀀트 관계자는 “비트코인 단기 보유자(STH)들이 지난 주말 동안 중앙화거래소(CEX)로 3만3155개의 비트코인을 이체했다”며 “이는 단기 보유자발 매도 압력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의 단기 조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변동성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파이넥스의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3차례의 미국 대선에서 비트코인은 선거 전 2~3개월 전부터 하락했다가 선거 이후 상당한 상승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비단 금리인하를 앞두고 암호화폐뿐 아니라 세계 증시도 변동폭을 키우고 있다. 당장 미국 나스닥 지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시장 예상치보다 양호한 모습을 드러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7월 개인소비지출은 전월대비 0.2% 상승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상당부분 희석시켰다.

 

경기침체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고용지표까지 양호하게 발표될 경우 미국 금융시장 역시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주가 반등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근원 PCE는 Fed이 가장 중시하는 물가지표로, 연내 금리 인하 폭과 횟수 등에 결정적인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 증시도 불안감은 여전하지만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 첫째주 코스피가 2주 동안의 단기 과열 해소, 매물 소화 과정을 뒤로하고 반등 시도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전히 강한 한국 수출 모멘텀과 미국 제조업 지수 반등, 고용지표 개선 등을 확인하며 코스피는 2700 돌파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금리 변동성에 대한 경계심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첫 금리 인하 직후 그 효과에 대한 엇갈린 해석이 금리 변동성을 빠르게 확대시킬 여지가 있어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며 “리스크 관리와 방어적 성격의 접근이 유효할 것으로 보이며 배당, 주주환원에 대한 관심이 제고될 수 있는 시점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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