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상권인 압구정에 위치한 도산공원이 고급스러움뿐 아니라 가성비까지 갖춘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그간 입점한 가게들이 대부분 비싼 가격을 형성하다보니 경제적으로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지만 최근들어 퀄리티는 물론 가성비까지 갖춘 가게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가족과 연인들의 나들이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2만 원에 뉴욕·유럽 감성 물씬…럭셔리 더하고 가격 부담 덜고
젊은 여성들이 주로 찾는 도산공원은 주위를 살펴보면 프렌치토스트, 에그 베네딕트 등 브런치를 판매하고 있는 가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테라스를 활용한 브런치 가게들이 많아 날씨가 좋은 날 방문하기에 적합해 보였다.
가게 A는 입구에 관리된 정원과 분수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도심에서 유럽의 정원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곳은 테라스뿐만 아니라 1층과 2층 모두 다른 분위기로 운영하고 있어 평소 선호하는 분위기에 따라 좌석을 선택할 수 있었다는 점이 특색 있는 모습이었다.
이곳은 유럽식 브런치, 파스타, 플레이트를 주로 판매하며 대부분의 브런치 메뉴 들은 1만5000원~2만원 사이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가게 B는 오래된 고택을 리모델링해 만든 곳으로 벽돌로 된 입구가 인상적인 곳이다. 특히 이곳은 낮에는 브런치를 판매하고 브레이크 타임 이후인 저녁에는 파스타, 리조또를 판매하는 레스토랑으로 운영된다.
해외에서 즐겨 먹는 브런치 메뉴뿐만 아니라 한국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김치볶음밥도 판매하고 있었다. 실제로 방문한 손님들의 테이블에서 김치볶음밥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인기 메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앞선 두 가게와 달리 가게 C의 캐치프레이즈는 서울 속 뉴욕으로 실제로 뉴욕에 위치한 느낌이 나는 곳에서 영업하고 있어 아늑하고 따듯한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분위기 좋은 내부와 더불어 청담동 인근이라 높은 가격대를 자랑할 것 같지만 대부분의 음식이 2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어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근사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가게 내부에는 젊은 커플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박세현 씨(30·남)는 “평소 가격이 저렴하면 양이 적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이곳은 인근 식당에 비해 가격도 저렴한 편인 것 같다”며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근사한 한 끼를 해결했다는 기분이 좋아서 이 근처로 데이트를 또 하게 된다면 한 번 더 방문을 고려할 것 같다”고 말했다.
“태국에 여행 온 기분”…저렴한 가격은 물론 태국 현지 감성까지
브런치 가게와 카페가 가득한 도산공원이지만 곳곳을 둘러보면 태국, 일본, 중국 등 다양한 아시아 국가의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비싼 가격에 판매해 쉽게 맛 볼 수 없는 태국음식도 도산공원에서는 착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도산공원 동문에서 10분만 걸으면 도착할 수 있는 가게 D는 태국 음식 전문점이다. 외관만 봤을 때는 평범한 가게로 느껴졌지만 내부를 살펴보니 태국 현지 감성을 가득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어 방콕에 놀러온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주휘 씨(37·여)는 “예전에 대학생 때 가봤던 태국이 생각날 정도로 태국 현지의 분위기를 잘 살려둔 것 같다”며 “도산공원 일대에서 이정도 가격대로 태국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앞으로 태국 음식이 생각나면 이곳을 종종 방문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게 D에서 판매하고 있는 대부분의 식사는 1만 원대로 다른 태국 음식점 보다 저렴한 가격이라 가성비 있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도산공원에서 오마카세로 초밥을 먹기 위해서는 최소 10만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하지만 가게 E의 경우 평일과 주말 상관없이 2만2000원에 점심 오마카세를 즐길 수 있어 사람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었다.
비싸게만 생각했던 오마카세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부분에서 초밥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이곳에 방문한 사람들은 제법 만족하며 식사를 즐긴 모습이었다.
딸과 함께 이곳을 방문한 성규진 씨(57·여)는 “오랜만에 딸과 함께 데이트를 위해 도산공원에 왔는데 저렴한 가격에 오마카세를 즐길 수 있다고 해서 와보게 됐다”며 “평소 오마카세라고 하면 너무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고 느껴서 자주 가기 어려웠는데 이 정도의 가격이라면 자주 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은 씨(24·여)도 “평소 오마카세라고 하면 비싼 가격에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해 쉽게 먹기 힘들었는데 생각지도 못 한 가격에 오마카세를 즐긴 것 같다”며 “오마카세가 ‘비싼 음식’이라는 편견이 조금은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마라샹궈, 사천식 돼지고기 튀김 등 사천 음식을 팔고 있는 가게 F는 외관만 보았을 때는 중국 요리를 판매하는 가게의 느낌이 나지 않았다. 눈을 사로잡는 간판 때문에 오히려 힙한 카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매장 밖으로 흘러나오는 노래 덕분에 내부를 살펴보니 이색적인 분위기가 가득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가게 F가 주로 판매하는 사천 음식은 몇 년 전부터 계속된 마라의 유행으로 인해 청년들에게 익숙한 것은 사실이다.
가게 G의 외관을 처음 보았을 때 일반적인 중국 음식집하면 떠오르는 분위기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흔히 중국 음식을 파는 가게들은 한자가 가득한 외관을 떠올리지만 영어가 가득한 간판으로 인해 미국 음식을 파는 가게의 느낌을 처음에 받을 수 있었다.
이곳은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한 중국 음식보다는 미국에서 맛볼 수 있는 메뉴들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 특별한 모습이었다. 대부분의 요리는 1만 원대로 일반적인 중국 음식을 파는 곳과 가격대는 비슷했지만, 몽골리안 비프 등 한국인에게는 다소 낯선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방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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