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일부터 개식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시행되는 가운데 여론 안팎에선 개식용 관련 업계에 대한 정부의 보상 수준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 노년층의 산물로 여겨지며 개식욕 인구가 자연스레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시기를 앞당긴다는 이유로 수천억원이 넘는 국민 혈세를 뿌리는 것 자체가 부당하다는 비판이다.
사양 사업에 1조원 투입 가능성 두고 행정력·세금 낭비 논란 “긁어 부스럼 격”
7일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개식용종식법)을 3년 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027년 2월 7일부터 식용을 목적으로 개를 사육하거나 도살·유통·판매하는 행위는 전면 금지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3년 간의 유예기간 동안 개 사육 농장주, 도축업자, 유통업자, 음식점주 등의 폐업에 따르는 비용을 일정 부분 지원하기로 했다. 법 시행에 따라 전업 또는 폐업을 단행해야 할 개 사육농장과 음식점 등 업체는 총 5625곳으로 집계된다.
그러나 정확한 보상 규모를 두고서는 정부·지자체와 관련업계 간에 계산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육견협회는 개 한 마리당 얻는 연간 수익을 40만원으로 측정해 5년간 손실액 200만원을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전국 개 사육농장의 식용 개는 약 50만 마리로, 업계 요구대로라면 약 1조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농림수산식품부가 농촌경제연구원을 통해 실시한 ‘육견업계 실태조사’에서 개 1마리당 산정한 연간 수익은 31만원이다. 유예기간을 3년으로 책정한 만큼 그 이상의 보상은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아직 정부의 구체적인 보상 규모는 나오지 않았지만 해당 내용을 전체 예산으로 산출하게 되면 약 465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여론 안팎에선 정부의 보상금 자체가 국민 혈세인데다 관련업계도 만족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만큼 보상 자체를 다시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일각에서는 백지화 요구까지 나온다. 반려동물 가구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자연 소멸 가능성이 높은 업종에 수천억원의 국민 혈세를 투입하는 것 자체가 세금 낭비라는 지적이다.
직장인 정진성 씨(31·남)는 “개고기 식용은 구시대적 문화로 현재 반려가구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사라질 식용문화인데 왜 굳이 수천억원의 세금으로 쓰는지 모르겠다”며 “이미 개식용 문화 자체가 옳지 않다는 인식이 만연한 상황에서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데 왜 돈을 써야 하나. 일부 국가에서 합법인 대마초를 우리나라에서 금지했다고 돈으로 보상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연주 씨(52·여)는 “보신탕은 점점 도태되고 있는데 굳이 법으로까지 규제하는 것은 지나친 행정력과 예산 낭비라고 본다”며 “굳이 법으로 규제해 개식용이 음지로 숨어들면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보상은 보상대로 받고 영업을 계속하면 결국 국민 혈세만 날리는 꼴 아니냐”라며 “차라리 개식용 근절 캠페인 등에 돈을 쓰는 게 효과적일 것 같다”고 주장했다.
동물보호단체 회원들 사이에서도 해당 법안이 시행됨에 따라 불법적으로 개고기를 유통·판매하는 곳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전국 3대 개시장으로 알려진 성남의 모란시장에서는 ‘개고기’라는 글자가 적혀진 간판 없이 개고기를 판매하는 곳이 이미 수두룩하다. 흑염소 식당에서 개고기 보신탕을 메뉴에 넣어 판매하는 꼼수 행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식용종식법에 대한 정부의 후속대책이 아직 미비한 수준이라며 대책안을 마련하기 전까지는 혈세 지출도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동 동신대 반려동물학과 교수는 “현재 약 50만 마리의 식용견 가운데 훈련을 통해 반려동물로 입양될 수 있는 개체도 존재하기 때문에 돌볼 수 있는 개를 최대한 많이 구출하는 방안을 정부가 내놓아야 한다”며 “현재 지자체가 운영 중인 기질평가위원회의 훈련사를 식용 농장에 투입해서 맹견 여부를 확인하고 행동 교정이 가능한 개체를 선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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