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 악화와 미국의 경기 침체(Recession) 공포감으로 미국 주식 시장이 폭락하면서 국내 증시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5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8.77% 하락한 2441.55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하락폭이다. 코스닥 역시 전장 대비 11.30% 하락하며 700선이 붕괴됐다. 패닉셀(공황매도)에 의한 ‘블랙먼데이’의 현실화로 이날 증시에서 코스피, 코스닥 모두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자 대다수 투자자들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투자자들은 시선은 하락장을 이겨내는 소위 ‘내공 있는 종목’으로 쏠리는 모습이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종목은 바이오 관련주다. 대규모 폭락장에서도 바이오 관련주는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퀀타매트릭스, 셀리드 등 일부 종목은 10% 넘게 상승하는 추세다. 바이오주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바이오 대장주의 호실적과 함께 금리인하에 따른 정책 수혜 기대감까지 일고 있다.
우량주 대부분 파랗게 질린 주가, 코로나 시절 뛰어넘는 역대급 ‘블랙먼데이’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8.77% 하락한 2441.55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주 금요일만 하더라도 한 때 2700선을 넘던 코스피 지수는 단 2거래일 만에 2450이 붕괴됐다. 코스닥의 낙폭은 더 컸다. 전일 대비 11.30% 하락한 691.28에 장을 마감하며 700선을 밑돌았다.
짧은 시간에 큰 하락폭을 보이자 한국거래소는 오후 장중 코스닥과 코스피 모두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서킷브레이커는 사이드카와 함께 코스피와 코스닥 종합주가지수가 8% 이상 하락할 때 발동되는 투자자 보호 수단이다. 서킷브레이커 1단계가 발동되면 20분간 거래가 중단된다. 국내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코로나19 당시 2020년 3월 19일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그럼에도 이날 종가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의 모든 종목이 내리는 등 우량주들은 무차별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삼성전자(-10.30%), SK하이닉스(-9.87%) 등 반도체 종목의 하락세가 뚜렷했다. ▲기아(-10.08%) ▲삼성전자우(-9.52%) ▲현대차(-8.20%) ▲KB금융(-7.69%) ▲신한지주(-7.53%) ▲셀트리온(-5.73%) ▲삼성바이오로직스(-2.31%) ▲LG에너지솔루션(-4.17%) 등의 우량주도 하락세를 피해가지 못했다.
증권가 등에 따르면 국내 증시 폭락은 미국발 ‘R(경기침체)의 공포’에 ‘AI 거품론’까지 더해지면서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 지수가 크게 떨어진 데 따른 나비효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중동에서 불거지고 있는 전면전 리스크도 국내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기술주 중심의 미 나스닥 지수는 지난 1일(현지시간) 2.3% 급락한 데 이어 2일(현지시간)에도 2.4% 하락한 1만6776.16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 8%대 폭락 충격에도 바이오주만 나름 선방…일부 종목은 ‘이례적 빨간불’
그런데 주식시장 전반의 위기 상황 속에서 유독 바이오 관련주만 나름 선방하는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타 종목에 비해 하락폭이 작을 뿐 아니라 일부 종목은 상한가를 기록하며 파랗게 질린 국내 증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5일 종가 기준 글로벌 대형 제약사(빅파마) 삼성바이오로직스(–2.31%)와 셀트리온(-5.73%)의 주가는 모두 코스피 하락폭에 비해 낮은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
우량주 외에도 기타 바이오 종목들의 상승세도 뚜렷하다. 같은 시간 체외진단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퀀타매트릭스는 자체 패혈증 치료 기술력을 해외 언론이 집중 조명하며 상한가(+29.97%)에 장을 마감했다.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셀리드(+11.35%) ▲수젠텍(-1.15%) 등 백신·진단키드 관련주도 비교적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DXVX(-1.67%) ▲바이오노트(-3.11%) ▲우정바이오(-3.55%) ▲모아라이프플러스(-3.57%) ▲HLB제약(-4.60%) ▲에이프로젠(-6.42%) ▲영진약품(-6.86%) 등도 지수 하락폭에 비해 주가 변동성이 적은 수준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바이오 테마 전체의 긍정적인 투자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아울러 한·미 금리인하 기대감에 따라 제약·바이오 테마에 투심이 몰리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7월 한 달 동안 ‘KRX 바이오 TOP10 지수’는 18.2% 오르며 전체 테마 지수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수익률(-1.15%)을 크게 상회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바이오 테마 전체의 우호적인 매크로 상황과 더불어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이 개선되며 바이오 섹터 내 대형주들이 유의미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바이오 섹터의 주가 우상향이 예상돼 전반적인 재평가를 기대할 시점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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