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도 못막은 러시아의 LG사랑, 매장 철수에도 세탁기 ‘불티’
전쟁도 못막은 러시아의 LG사랑, 매장 철수에도 세탁기 ‘불티’
[사진=LG전자]

 

 

LG전자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러시아 현지 가전 생산을 중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시장점유율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현지 일간지 코메르산트가 2일(현지시간) 온라인 가전제품 상점 홀로딜니크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러시아 내 LG전자 세탁기의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늘어난 8%로 조사됐다. LG전자의 냉장고 점유율도 1분기 3%로, 지난해 동기 2%에서 소폭 늘어났다.

 

LG전자는 러-우전쟁으로 올해 2월 러시아 공식 매장을 모두 철수했고 공장 가동을 멈추는 등 사실상 생산·판매·수출이 모두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러시아 소비자들은 공급망이 열려있는 벨라루스를 통해 LG 가전제품을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메르산트에 “LG전자는 지난해 말 러시아에서 가전제품 생산을 부분적으로 재개해 벨라루스에 공급하고 벨라루스는 이를 러시아에 재수출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코메르산트는 “한국 가전업체의 러시아 시장점유율은 연말까지 약간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소련시절 부터 이어진 인연…러시아 국민 브랜드 된 LG전자

 

 

▲ 러시아에서 LG전자는 '국민 브랜드' 수준의 입지를 자랑한다. 사진은 러시아 쇼핑사이트에 올라온 LG전자 제품 평점. [사진=М.Видео 갈무리]

 

러시아 철수에도 불구하고 LG전자가 아직까지 러시아에서 사랑받는 이유는 오랜 인연에 있다. LG전자와 러시아의 역사는 소련이었던 시절인 198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 골드스타(LG전자 전신)는 러시아에 가전을 수출하다 수교를 맺은 1990년부터 모스크바 지사 등을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1997년도에는 R&D센터를 설립했고 2006년에는 모스크바 외각 루자 지역에 가전 생산공장을 건설했다. LG전자 루자 공장은 러시아 내수는 물론이고 중앙아시아 공략의 선봉장 역할까지 도맡았다. 과거 시장조사기관 GFK가 러시아 소비자들에게 ‘가전제품 중에서 어떤 브랜드들을 알고 있는가?’라고 물은 설문조사 결과 99.3%가 LG전자를 떠올렸을 정도로 LG전자는 ‘국민 브랜드’로 자리 잡혀 있다.


러시아 소비자들에게 LG는 오랜 역사를 함께한 만큼 ‘국민 브랜드’로써 입지가 확고하다. 긴 인연으로 다져진 신용이 러-우전쟁으로 거래가 줄어들었음에도 러시아인들이 LG전자를 선호하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LG전자 제품은 분야를 막론하고 러시아 소비자들로 부터 좋은 평가를 듣고 있다. 러시아 전자 커뮤니티와 쇼핑몰에 등록된 LG전자 제품은 모두 평점과 리뷰를 자랑한다. 한 러시아 전자제품 커뮤니티 유저는 “LG전자를 대체할 상품을 찾기 힘들다”며 “최고의 제품이고 러시아와 오랫동안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평가했다.

 

자리 비운 틈에 추격하는 중국 가전…사회 공헌으로 입지 방어

 

 

▲ LG전자는 러시아에서 입지를 방어하기 위해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LG전자와 함께 헌혈캠페인을 진행하는 러시아 대학생들. [사진=모스크바 폴리텍크닉대학교]

 

그러나 LG전자도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입지가 공고하더라도 자리를 너무 오래 비우면 새로운 경쟁자에게 자리를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러-우전쟁 이후 저가 중국 브랜드가 러시아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 1분기 판매량 순위는 중국 하이얼이 19% 점유율 1위, 하이얼이 인수한 캔디(13%)가 2위를 차지했다.


코메르산트는 “LG전자가 모스크바 지역 공장이 완전히 재가동을 시작할 때까지는 큰 성장은 기대하지 못할 것이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다행인 점은 LG전자가 완전히 러시아에서 철수한 것은 아니란 점이다. 러시아에서 공장 및 매장은 철수했지만 활동은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가동이 중단된 루자 공장에 러시아 학생들을 초대하기도 했다. 또 모스크바 폴리테크닉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HVAC 교육을 진행하며 헌혈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사회 공헌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LG전자의 사회공헌 활동은 미래 러시아 시장이 다시 열렸을 때 사업 재개를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러시아 청년 세대와 꾸준히 접촉하며 ‘러시아 국민 브랜드’의 입지를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노영남 LG전자 러시아법인장은 “(사회공헌 활동은) LG전자의 트레이드 마크인 'Life’s Good'이라는 표현은 위대한 유산과 전통을 보존하고자 청소년들에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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