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시켰더니 비계테러”…제주 고깃집 소비자불만 속출
“삼겹살 시켰더니 비계테러”…제주 고깃집 소비자불만 속출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최근 제주도에 위치한 흑돼지 전문점에서 ‘비계테러’를 당했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평소 연예인이 자주 방문하는 데다 방송까지 나올 정도로 유명한 곳인데도 비계덩어리를 삼겹살로 판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비단 제주도 내 흑돼지 전문점에서 비계뿐인 삼겹살을 판다는 소비자 불만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열받아서 잠이 안옵니다(제주도 가지마세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제주도의 한 흑돼지 전문점을 방문했다가 실망한 사연을 올렸다. 15만원치 삼겹살을 주문했는데, 고기가 아닌 비계를 받았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직접 찍은 고기 사진, 영수증 등을 함께 올렸다.

 

제주에서 1년살이를 하고 있다는 A씨는 “98% 이상 비계뿐인 15만원짜리 비계삼겹살 먹은 이야기를 하겠다”며 “처음 비계 삼겹살을 받고 당황해 직원에게 컴플레인을 걸었더니 ‘이 정도면 고기가 많은 편이다’고 하더니 고기를 잘랐다. 자기도 아니다 싶었는지 주방에 다녀왔다. 그런데 고기에 문제없다며 다시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장한테 따지려 하니 (그 날은) 사장이 없다더라. 비곗덩어리가 무려 15만원가량 하니 어이가 없다. 리뷰에 불만을 남겨도 타격이 전혀 없을 거라 생각하니 억울해서 잠도 안 온다”며 울분을 토했다.

 

▲ 제주도의 흑돼지 전문점을 방문했다가 비계뿌인 고기를 받고 불만을 토로하는 소비자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커뮤니티 갈무리]

 

A씨는 “가게리뷰에 저같이 당한 사람들이 몇 명 보이던데 그래도 가게는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며 “제주 관광지 특성상 관광객이 한 번 왔다 가면 다시 올 일 없다고 생각해 저렇게 비양심적으로 장사를 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든 자영업자를 욕하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일부 양심 없는 자영업자들 정말 문제아닌가”라며 “힘없는 일개 서민이 연예인도 오고 TV에도 나온 훌륭한 식당을 상대로 이런 글 남겨봐야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걸 잘 알지만 조언을 구하고 싶다. 사진 보시고 제가 이상한 건지 냉정한 판단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A씨의 글과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부정적 반응 일색이다. 누리꾼들은 “에이 어느 정도길래 하다가 사진보고 놀랐다. 살코기가 마블링 수준이다” “불판 닦는 용도로 쓰이는 고기처럼 보이는데 저걸 먹으라고?” “비계에 살코기가 조금 묻어있다” “진짜 이정도는 키우는 개한테도 안줄거 같다” 등 반응이 나왔다.

 

비단 제주도에서 비계테러를 당했다며 울분을 토하는 소비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A씨의 사연을 접한 이후 제주도의 다른 흑돼지 전문점에서도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는 소비자들의 증언이 우후죽순 올라오고 있다. 가게는 다르지만 제주도 흑돼지 전문점이라는 곳에서 비계뿐인 고기를 받았다는 것이다.

 

1일 오전 보배드림에는 ‘제주도 흑돼지 저도 비계 테러 당했어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B씨는 “리뷰를 남기면 삭제되고, 제주도 비계로 이슈된 김에 4월에 제주도가서 비계 돈주고 사먹었다”며 “다른 부위로 바꿔달랬더니 날마다 들어오는 고기가 달라 못바꿔준다며 바로 구워버렸다”고 말했다.

 

▲ 삼겹살 지방 함량을 둘러싸고 자영업자와 소비자 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마땅한 방안은 전무한 실정이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그러면서 “이정도 비계는 돈주고 사먹기 너무하지 않나”며 “제주도 흑돼지는 걸러야하나”고 말했다. B씨가 올린 글엔 흑돼지 오겹살 사진 여러장과 15만원치 결제한 영수증 내용이 포함됐다. 부모님 환갑 여행으로 방문해 리뷰만 남겼더니, 그마저도 가게에서 리뷰를 삭제했다는 것이다.

 

B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 반응 역시 대체로 부정적이다. 누리꾼들은 “고기가 아니라 생선살 아니냐” “포털에서 가게 리뷰를 찾아보니 이곳은 상습범인 거 같다” “아무리 관광지라고는 하지만 심각하네” “비계투성이라 고기가 아니라 고등어라고 해도 믿을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삼겹살 지방 함량을 둘러싸고 자영업자와 소비자 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마땅한 방안은 전무한 실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돼지고기(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을 통해 삼겹살 지방함량 권고 기준을 내놓긴 했지만 말그대로 권고에 그쳐 강제력이 없기 때문이다.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슬라이스 삼겹살 지방을 제거할 땐 박피된 일반삼겹살의 경우 1cm 이하, 박피되지 않은 오겹살은 1.5cm 이하로 권고하고 있다. 일반 겉지방 1cm 이하로 관리하되 상품성에 손상이 없는 수준에서 지방 정선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방이 지나치게 많은 삼겹살 부위는 지방을 잘라내거나 폐기를 검토하라고 명시돼 있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소비자 입맛과 기호에 따라 선택적으로 삼겹살을 구매할 수 있도록 삼겹살 지방함량에 따라 이름을 달리 불러 판매하는 추세다”며 “지방 함량이 많으면 풍미삼겹, 보통이면 꽃삼겹, 적으면 웰빙삼겹으로 부르는 식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함량이 지나치게 많으면 상품성이 떨어져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데, 일부 자영업자들이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삼겹살 지방함량과 관련해 외식업계에 최소한의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외식업체는 자연스레 소비자의 선택에서 제외돼 도태될 수 밖에 없다”면서도 “자영업자와 소비자 간 갈등을 줄이려면 삼겹살 품질관리에 있어 최소한의 기준은 마련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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