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주가 하락’ TCC스틸, 오너家 증여취소 악재까지
‘실적 부진·주가 하락’ TCC스틸, 오너家 증여취소 악재까지

상장사 TCC스틸 오너일가가 두 달 전 했던 주식증여를 돌연 취소했다. 증여 당시보다 주가가 하락하자 증여세를 줄이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소액주주들 사이에선 원성의 목소리가 높다. 가뜩이나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급락한 상황에서 오너일가의 주식증여 취소는 주가 하락을 더 부추길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TCC스틸의 오너일가인 손준원 씨는 지난 22일 손재원, 손동균 씨에게 각각 4만주, 8만주씩 증여했던 주식증여를 취소했다. 그 결과 기존 10만1086주였던 손준원 씨의 주식은 12만주 늘어난 22만1086주로 변경됐고, 수증자였던 손재원, 손동균 씨는 TCC스틸 주식을 단 한주도 갖고 있지 않다.

 

손준원 씨가 주식증여를 취소한 건 증여세 부담을 덜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 씨가 재원, 동균 씨에게 주식을 증여했던 2월 20일까지만 해도 TCC스틸 주가는 7만8600원에 달했다. 당시 주가로 환산하면 TCC스틸 주식 12만주의 가치는 약 94억3200만원에 달한다.

 

반면 지난 22일 기준 TCC스틸의 주가는 5만4200원을 기록했다. 2월 20일 당시 주가보다 무려 31% 이상 하락한 수치다. 통상 상장주식을 증여할 땐 주가를 기준으로 증여세를 매긴다. 증여일 이전 2개월과 이후 2개월 총 4개월 치 주가의 평균값으로 재산가치가 정해지다보니 주가가 하락할수록 수증자가 내야 할 증여세 부담도 떨어진다.

 

문제는 오너일가의 증여 취소는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는 점이다. 통상 시장에서 상장사 오너일가의 지분변동은 소액주주들에게 민감한 사항으로 여겨진다. 상장사 최대주주나 특수관계자, 임원 등이 주식을 매도하면 투자자들은 주가가 고점이라는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TCC스틸 오너일가가 주식증여를 취소한 것 역시 향후 주가 하락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장사 오너일가 입장에서 증여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선 주가가 낮을 때 증여하는 게 유리하다. 주가가 하락하자 돌연 주식증여를 취소한 건 향후 주가하락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실제 TCC스틸의 주가는 지난 2월 21일 고점을 찍은 이후 줄곧 우하향하고 있다. 2월까지만 해도 2차전지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급등하는가 싶었던 주가는 반짝상승에 그쳤다.

 

TCC스틸 주가가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 2월 20일부터 22일 사이 오너일가가 지분을 시장에 내다팔면서 차익실현에 나선 것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손봉락 회장을 비롯해 그의 아내인 김영경 씨, 오너일가인 손희전 씨 등은 2월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 동안에만 8만1238주를 매각했다.

 

TCC스틸은 원통형 배터리에 사용되는 니켈도금강판의 국내 시장을 독점하고 있지만 기대에 비해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TCC스틸의 매출액은 6244억원으로 전년(6844억원) 대비 8.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12억원으로 전년 대비 4분의 1토막 수준이다. 순이익은 아예 적자전환하면서 8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TCC스틸 주주들 사이에선 오너일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책임경영은 보이지 않고 오너일가가 앞장서서 사익만을 챙기고 있다는 비판이다.

 

TCC스틸 한 소액주주는 “2차 전지 관련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을 기대했는데, 주가부양책을 내놔도 모자랄 판국에 오너일가가 시세차익을 도모하는 등 앞장서서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며 “오너경영인으로서 책임경영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채널 로그인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 궁금하신가요? 혜택 보기

르데스크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
- 평소 관심 분야 뉴스만 볼 수 있는 관심채널 등록 기능
- 바쁠 때 넣어뒀다가 시간 날 때 읽는 뉴스 보관함
- 엄선된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
- 각종 온·오프라인 이벤트 우선 참여 권한
회원가입 로그인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