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정의 달’ 수식어가 유독 무거운 우리 주변 흔한 가장들
올해 ‘가정의 달’ 수식어가 유독 무거운 우리 주변 흔한 가장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선 5월의 앞에 붙는 ‘가정의 달’이라는 수식어가 올해는 유독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선물, 용돈 등 추가 지출이 필요한 기념일이 몰린 탓에 고금리·고물가로 가뜩이나 얇아진 지갑이 더욱 얇아지게 생겼다는 푸념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을 모두 챙겨야 하는 30·40세대의 시름이 유독 깊다.

 

식사 두 끼에 놀이동산·선물 사면 50만원 훌쩍…어버이날 용돈까지 드리면 ‘지갑 텅텅’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시의 주요 외식품목 8개 평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5% 가량 올랐다. 칼국수 한 그릇 가격은 지난해 말부터 9000원을 돌파했다. 외식 메뉴로 인기가 많은 △삼겹살(200g) 1만9514원 △삼계탕 1만846원 △냉면 1만1462원 등도 전부 가격이 올랐다.

 

아이들의 ‘최애(가장 좋아한다는 의미의 신조어)’ 메뉴인 피자·햄버거·치킨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맥도날드는 오는 2일부터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올린다. 빅맥 세트 가격은 7000원을 돌파할 예정이다. 피자헛도 같은 날부터 갈릭버터쉬림프, 치즈킹 등 프리미엄 메뉴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인상 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굽네치킨은 이미 지난 15일 인기 메뉴 가격을 1900원씩 일제히 올렸다.

 

가격이 오른 것은 음식만이 아니었다. 대형마트를 가면 아이들이 평소 가지고 싶었던 장난감 가격이 5만원을 훌쩍 넘는다. 작은 인형의 경우 1~2만원 정도지만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인기 애니매이션 캐릭터를 활용한 장난감은 10만원을 훌쩍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 [그래픽=김상언] ⓒ르데스크

 

‘어린이날’ 인기 나들이 장소인 놀이공원 입장권 가격도 상당한 부담이다. 지난해 롯데월드는 성인 자유이용권 가격을 기존 5만8000원에서 6만2000원으로 올렸다. 에버랜드의 D구간 종일이용권과 캐리비안베이 종일권(대인기준) 가격은 각각 6만2000원, 4만5000원 등이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했을 때 어린이날 4인 가족(자녀 7세 이상)이 외식과 놀이공원을 방문할 경우 평균적으로 약 60만원 가량이 드는 것으로 추산됐다. 그나마 주차비나 음료, 간식 등의 구매 비용을 제한 게 이 정도였다.

 

슬하에 2명의 자녀를 둔 직장인 최성현 씨(42·남)는 “어린이날에 집 밖을 나가는 순간 50만원 이상을 쓸 각오를 해야 한다”며 “이번엔 금·토·일(4~6일) 연휴도 길어 아이들과 계속 놀러 다니면서 외식을 해야 하는데 밥값이 올라도 너무 올라 이번 달 저축은 포기한 상태다”고 토로했다.

 

지갑 사정이 뻔한 직장인에겐 어버이날도 부담되긴 매한가지다. 직장인 조서현 씨(38·여)는 “금리가 올라 전세 대출금 갚기도 빠듯한데 5월에 돈 나갈 일들이 너무 많다”며 “어린이날 아이들 선물에 양가 부모님 용돈까지 드리면 이번 달은 확실히 적자다”고 토로했다. 이어 “1년에 한 번 뿐이긴 하지만 지출이 늘다 보니 내심 기념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난해 물가가 가파르게 올랐는데 올해도 전년 대비 또 다시 오르고 있어 서민들의 지출 압박에 거세지고 있다”며 “물가 상승 흐름이 지속되면서 행복해야 할 가정의 달에 오히려 두려움이 앞서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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