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are family” 왠지 머쓱해지는 美텍사스의 애틋한 삼성 구애
“We are family” 왠지 머쓱해지는 美텍사스의 애틋한 삼성 구애

[K-기업 글로벌 서베이<5>]-삼성전자 공장 건립 텍사스 현지 동향 “We are family” 왠지 머쓱해지는 美텍사스의 애틋한 삼성 구애

조례 개정, 인프라 건립, 협력사 유치 등 지자체·경제계·주민 모두 전방위 지원

르데스크 | 입력 2024.04.30 14:56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미국 정부로부터 역대급 보조금을 지원받는다는 소식에 텍사스 지역이 들썩이고 있다. 텍사스 행정당국은 물론 지역 주민들까지 마치 ‘내 일’처럼 기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텍사스는 1996년 삼성전자가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할 때부터 오랜 기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 온 곳이다. 이번 테일러 공장 건립에 있어서도 지역 전체가 합심해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덕에 계획대로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건립 과정에서 당초 계획 대비 무려 5년이나 지연된 평택 공장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지자체부터 지역 경제계, 주민까지…삼성전자 공장 건립에 지역 사회 전체가 전방위 지원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64억달러(한화 약 8조9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인텔(85억 달러), TSMC(66억 달러) 등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미국 정부가 통 큰 지원에 나섬에 따라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 규모와 투자 대상을 늘릴 방침이다. 투자 금액 또한 기존 170억달러에서 2030년까지 약 450억달러(한화 약 62조원)로 대폭 늘릴 예정이다.

 

미국 현지에서는 삼성전자 미국 정부로 거액의 지원금을 받게 된 배경에는 텍사스 지역 전체의 든든한 지원이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경제계 등에 따르면 텍사스주 행정당국은 삼성전자의 미국 진출 초기부터 공장 건설을 위한 조례 및 인프라 확보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 텍사스 정·재계는 삼성전자를 반도체 공장 건립에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존 코닌 텍사스 연방 상원의원, 그렉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 김기남 삼성전자 부사장. [사진=삼성전자]

 

일례로 텍사스주에는 미국 반도체 지원법(CHIPS)과 별개로 자체적인 ‘텍사스 CHIPS법’이 존재한다. 텍사스주가 현지 기업의 연구개발(R&D)·생산을 돕는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법에 따라 반도체 보조금 등을 기획·집행하는 역할은 ‘텍사스 반도체 혁신 컨소시엄 집행 위원회(TSIC EC·Texas Semiconductor Innovation Consortium)’ 위원회가 맡는다. 텍사스주는 해당 위원회에 삼성전자와 동진쎄미켐 임원을 포함시켰다.

 

테일러 시의회는 삼성전자가 공장 건립에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조례까지 개정했다. 이전에는 텍사스 지역 내에서 대규모 공장이나 건물을 지으려면 도로와 전력 등 모든 구역 인프라를 먼저 구축한 뒤 가능했다. 그러나 조례 개정으로 대규모 프로젝트 인프라 사업이 승인받기 전에 별도의 건축 허가를 받는 게 가능해졌다.

 

또한 시의회는 최초 10년 동안 납부한 재산세의 90%를 환급하는 방안도 최근 의결했다. 톰 얀티스(Tom Yantis) 테일러시 도시개발서비스 부국장은 “우리는 (삼성전자가) 고객과의 기한을 맞추기 위한 준비와 운영, 촉진 및 개발 프로세스 등을 단축할 있도록 여러 일들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 텍사스주는 삼성전자의 원활한 공장 건립을 돕기 위해 조례를 개정하고 인프라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삼성 고속도로 표지를 들고 있는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왼쪽)과 빌 그라벨 윌리엄슨 카운티장. [사진=경계현 사장 SNS/윌리엄슨 카운티]

 

인프라 건설에 있어서도 텍사스 지역 전체가 삼성전자에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텍사스주 윌리엄슨카운티는 삼성전자 공장 부지와 기존 고속도로를 잇는 새 도로의 이름을 ‘삼성 고속도로’로 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밖에 텍사스 주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면 인당 연 평균 7300달러를 지원하고 판매세와 사용세를 환급해 주는 제도가 있는데 삼성전자도 수혜를 받게 될 전망이다.

 

텍사스 지역 경제계도 사업 설립을 위한 여러 조언 및 정보를 제공하는 등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비영리단체인 테일러 텍사스 경제개발공사(EDC·Economic Development Corporations)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한국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테일러 시에서의 사업장 설립을 위한 주요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 반도체공장의 원활한 건설과 가동을 위해 한국 협력업체 유치를 원스톱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건립에 맞춰 테일러시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한국 협력사들은 EDC를 통해 부지 선정부터 인력 채용, 보조금 지원에 이르는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마크 토마스(Mark Thomas) EDC 사장은 “우리 지역(텍사스)에 많은 기회를 가져다줄 삼성전자의 반도체 팹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 협력사 유치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는 텍사스 지역 주민들과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은 1996년 삼성 오스틴 반도체 공장 기공식에서 펼쳐진 텍사스 로데오. [사진=삼성전자]

 

지역 여론 또한 삼성전자에 상당히 호의적인 모습이다. 텍사스에 거주하는 토마스 레인 씨는 “지역 내 일부 언론에서 삼성전자 공장 건립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지역 전체의 여론은 정반대다”며 “대부분 삼성전자가 가져올 일자리와 경제적 효과를 생각한다면 아무리 막대한 지원을 해줘도 남는 장사라고 생각하고 크게 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탄탄대로 걷는 美테일러 공장, 지자체·시민단체 몽니에 공사 5년 지연된 평택 공장과 ‘대조’

 

지자체와 지역 경제계, 주민 모두가 힘을 모아 지원해준 덕에 삼성전자 테일러 반도체 공장 건립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인건비와 원가상승 문제로 양산시기는 지연됐지만 공장 건립 자체는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텍사스주에 따르면 2공장 공사도 첫 삽을 뜬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빌 그래벨(Bill Gravell) 텍사스주 윌리엄슨 카운티장은 “삼성전자가 이미 테일러 2공장의 기초공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2022년 1공장 공사의 첫 삽을 뜨고 2년 만에 이뤄낸 성과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3·4 공장 건설 속도와 비교하면 상당히 빠른 것으로 평가된다. 평택 반도체 공장은 △송전선 문제 △가스공급시설 반대 움직임 △평택시민 지역경제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의 지역 장비 및 인력 우선 사용 요구 등에 발목이 잡혀 공사가 무려 5년이나 지연된 바 있다.

 

텍사스주 라운드록에 거주하는 론다(Rhonda) 씨는 “모든 변화에는 크고 작은 문제점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주민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다”며 “어떤 문제가 발생할 경우 행정당국과 지역 주민이 서로 합심해 일을 해결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모두가 내 일처럼 나서서 발전적인 방향의 해결책을 찾는다면 결국 지역 전체가 부유해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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