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도 강남이라 우길판”…행정구역 무시 APT 꼼수작명 논란
“부산도 강남이라 우길판”…행정구역 무시 APT 꼼수작명 논란
[사진=대우건설]

최근 신축 아파트 단지명에 행정구역상 맞지 않는 지역의 이름을 넣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행정동과 아파트 명칭이 일치하지 않아 행정구역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만큼 시민들이 위치를 파악하는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아파트값 상승효과를 노린 ‘꼼수 작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2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입주를 시작한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서광교파크스위첸’ 아파트는 광교 옆에 위치한다는 이유로 ‘서광교’라는 지역명이 붙었다. 아파트 소개 책자를 보면 아파트 이름 앞에 서광교라는 지역명을 키워드로 넣으면서 광교 인근에 위치한 아파트라는 지역적 자부심, 자긍심 등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 KCC는 가까운 교육시설 및 편의시설은 물론, 광교신도시와의 인접성으로 다양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지리적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행정구역은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 224번지’로 행정구역상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인 광교신도시와는 전혀 무관한 곳이다.

 

서광교파크스위첸을 시작으로 인근 재개발 예정인 아파트 이름에도 ‘서광교’라는 지역 명이 붙고 있다. 이를 본 광교신도시 주민들은 “연무동이 무슨 광교냐”, “광교라는 이름 붙이면서 1억은 더 비싸졌을 것이다”는 등의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재원 씨(57‧남‧가명)는 “광교가 살기 좋은 동네임은 맞지만 연무동과 광교는 다른 동네”라며 “광교 내에서도 광교 중심과 다른 생활권을 가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데, 행정구역이 다른 연무동은 더 심할 것이다”고 말했다.

 

▲ 서반포, 서광교 등 행정구역과 무관한 지역 명을 아파트 명에 넣음으로서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야기 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광교신도시 내에 위치한 광교호수 공원의 모습. ⓒ르데스크

 

흑석 11구역 재개발 단지에 지어질 예정인 아파트에는 ‘서반포 써밋 더힐’이라는 단지명이 조합원 투표를 거쳐 결정됐다. 흑석 11구역은 흑석뉴타운 중 가장 동쪽에 위치하고 있어 반포랑 인접하다. 하지만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지명인 ‘서반포’를 넣어 마케팅 효과도 누리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아파트의 가치는 품질만이 아닌 외관과 명칭도 가치 형성의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지역 명을 아파트 이름에 넣어 집값 상승과 더불어 지역적 자부심과 자긍심을 높이는 효과를 보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이름이 지명과 동떨어지게 지어져 논란이 발생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양천구 신월동) ▲신목동파라곤(양천구 신월동) ▲래미안목동아델리체(양천구 신정동) ▲목동 힐스테이트(양천구 신정동)등도 있다. 신월동과 신정동 모두 목동과 인접한 위치이지만 실제 행정구역 상 확인해보면 다른 지역임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건설사에서 마케팅 목적으로 행정구역과 무관한 지역 명을 붙이고 있는 것을 법적으로 제제할 방법은 없다고 말한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소비자들이 명칭만 보고 아파트를 선택했을 경우 혼란을 겪을 우려가 있다”며 “아파트 명을 정할 때 충분한 검증을 거친 후에 승인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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