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금수저’에 밀리고 ‘복지 금수저’에 치이는 눈물의 중산층
‘진짜 금수저’에 밀리고 ‘복지 금수저’에 치이는 눈물의 중산층

중산층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에 비해 소득증가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여윳돈이 많은 고소득층은 부수입을 벌기가 수월하고 저소득층은 정부 복지 정책의 수혜를 고스란히 받고 있지만 정작 중산층은 근로소득 외에 마땅한 소득이 없는 탓이다. 여론 안팎에선 찢어지게 가난한 것이 어중간한 경제력을 확보한 것보다 낫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여윳돈 많은 고소득층, 복지 빵빵한 저소득층…중산층 소득증가율 ‘유일한 3%대’

 

신한은행이 전국 만 20~64세 경제활동자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월 평균 가구 총소득 범위는 △1구간(280만원 미만) △2구간(280~400만원) △3구간(400~550만원) △4구간(550~750만원) △5구간(750만 초과) 등으로 구분됐다.

 

각 구간의 금액 기준만 놓고 봤을 때 1구간과 5구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3구간의 증가율이 낮았다. 1구간의 월평균 총소득은 2022년보다 6.6% 늘었고 상위 20%인 5구간은 4.3% 증가했다. 2구간과 4구단은 각각 4.7%, 4.1% 상승했다. 반면 3구간의 소득 증가율은 3.7%로 모든 구간 중 유일하게 3%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3구간에 해당하는 가구의 월 평균 총소득은 475만원으로 소위 말하는 ‘중산층’으로 평가되는 수준이다. 채용플랫폼 블라인드하이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직장인 평균 연봉(세전)은 5600만원으로 월급으로 환산하면 월 466만원이다. 3구간의 월 평균 가구 소득과 근접한 수준이다. 3구간에 해당하는 가구가 ‘보통사람’ 또는 ‘중산층’이라 불리는 이유다.

 

▲ 서울 시내 직장인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의 평범한 중산층 가구가 고소득층이나 저소득층에 속한 가구에 비해 소득증가율이 낮은 이유는 자본주의 논리와 역차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고소득일수록 여윳돈이 많아 주식이나 부동산 등 각종 투자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근로소득 외에 부가적인 돈벌이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저소득층의 경우 근로소득 외에 각종 복지 정책에서 발생하는 직·간접적 수입이나 지출 감소 효과를 얻고 있다.

 

반면 중산층은 투자 활동이나 복지 혜택 등에서 다소 동 떨어져 있는 탓에 근로소득 외엔 이렇다 할 소득도 없는 편이다. 사회적 약자 배려 등을 명분으로 내세운 정부 복지 정책 대부분이 선별 기준을 소득으로 삼고 있는 탓이다. 중산층 국민을 중심으로 정부 복지 정책의 소득 기준을 대폭 높이거나 대폭 낮춰야 한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이유다.

 

직장인 임치윤 씨(30·남)는 “나는 금수저도 아니고 학자금 대출을 받아서 서울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인지도가 있는 중견기업에 취업했다”며 “그동안 열심히 경쟁하고 노력해서 원하던 일자리를 얻고 월급을 모아 결혼을 하려고 집을 알아 보니 정부 주거복지 정책은 저소득층이나 저급여 중소기업 직장인 등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신혼희망타운, 행복주택 등 전부 소득기준이 초과돼 출·퇴근 거리가 2시간에 가까운 경기도의 30년 된 외곽 아파트로 밀려났는데 오히려 나보다 연봉이 낮아 부동산 정책 기준을 충족한 사람들은 더 좋은 집에 살고 있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금 한국 사회는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만 오히려 손해를 보는 불공정 사회인 것 같다”고 성토했다.

 

권대중 서강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다른 나라의 사례에 비춰볼 때 잘 사는 나라일수록 중산층 가구가 많고 못 사는 나라일수록 양극화가 심하다”며 “각 나라 정부가 중산층을 많이 만들려고 하는 이유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중산층 가구가 늘어나려면 첫 번째 조건이 바로 역차별을 해소하는 것이다”며 “현재 우리나라의 가장 심각한 문제인 ‘저출산’ 역시 중산층의 좌절감과 관련 깊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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