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본 저출산 위기 “일·가정 양립 어렵고, 지나친 경쟁”
해외서 본 저출산 위기 “일·가정 양립 어렵고, 지나친 경쟁”

우리나라의 인구절벽 위기를 해외에서도 우려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외신에서는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 배경으로 크게 치열한 경쟁사회와 지나친 개인주의 등을 지목했다. 특히 일과 가정이 양립하기 힘든 사회적 분위기가 남성과 여성의 결혼은 물론 출산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 낮은 출산율에 대한 이유로 한국의 취업난, 여성들의 출산 후 경력단절에 대한 우려, 치열한 경쟁 사회와 같은 사회 구조적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단순히 양육비용을 덜어주는 방식으로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봤다.

 

매체는 안정적인 일자리 부족과 서울 집값 급등도 하나의 원인이라며 한국 인구의 5분의 1이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다른 국가들과 다른 한국의 가사 문화에서 저출산의 원인을 찾고 있다. 한국 워킹맘은 집안일과 육아까지 주로 책임지며 회사 일과 가사를 병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했다. 또 결혼을 해야 아이를 낳는다는 인식이 팽배한 한국은 막상 결혼 후 생활비에 대한 우려로 인해 결혼 자체도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카타르 알자지라방송은 “한국의 일중독 문화와 경쟁적 압박, 성별 임금 격차 등 한국 여성들은 극도로 경쟁적인 직장 내 압박에 시달린다”며 “여성이 아기를 갖고자 시간을 내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큰 위험”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 일본의 한 외신은 한국 여성들이 일과 육아간의 균형을 찾기 어려운 점도 하나의 저출산 원인으로 꼽았다. 사진은 유치원에서 하원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르데스크

 

한국만큼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앓고 있는 일본에서도 한국의 저출산 문제에 대한 여러 분석을 내놓았다. 아사히 신문은 “한국은 장시간 근로로 ‘일과 육아 간 균형 찾기’가 어렵고 육아 부담이 대부분 여성들에게 치우쳐져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도 “윤석열 정부가 대규모 예산을 반영해 저출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출산율 하락을 막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특이하게 일본 TBS 방송은 유독 낮은 한국의 출산율 배경으로 ‘학원 뺑뺑이’ 와 ‘미이즘(Meism)’ 두 단어에 주목했다. 학원 뺑뺑이의 경우 한국의 치열한 경쟁 사회를 대변하는 표현으로 볼 수 있지만 미이즘의 경우에는 청년층의 의식변화와 관련 있는 표현이다.

 

나를 중심에 두고 개인적 가치와 행복을 무엇보다 우선시 하는 경향을 나타내는 ‘미이즘’은 세대가 바뀌면서 전통적 가치관이 약화되고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새로운 가치관으로 자리 잡으면서 아이보다는 여성의 행복이 우선시된 것 같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한국의 저출산을 두고 미국 최대 커뮤니티 레딧에서 한 누리꾼은 “그들은 좀 더 수용적인 직장 문화를 바꿔야 한다”며 “한국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 아이를 키우는 데 따른 스트레스도 엄청나기 때문에 한국 교육 시스템을 겪어본 사람들은 왜 한국에서 자녀를 키우려고 하지 않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 폴란드 누리꾼은 “한국은 학구열도 높고 압박도 굉장히 많은 것 같다”며 “한국과 같은 경쟁사회에서는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힘들 것 같다”고 했다.

 

프랑스 언론사 르몽드는 “한국 사회가 저출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우연적으로 발생한 일이 아니다”며 “그 사례로 어린 자녀의 입장을 거부하는 ‘노키즈 존’ 매장이 많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를 본 프랑스 누리꾼은 “노키즈 존 확산은 아이를 갖는 것을 계획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설 자리를 뺏아가는 것 같다”며 “육아에 대한 어려움을 더 강조해 출산 의지를 떨어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해외 누리꾼도 “한국은 낮은 출산율로 우려된다고 하지만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노키즈 존을 보면 한국 사람들은 자신 역시 아이였다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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