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열풍의 씁쓸한 그림자…“불안한 청년현실 반영”
MBTI 열풍의 씁쓸한 그림자…“불안한 청년현실 반영”
[사진=AI이미지/MS bing]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MBTI 검사에 대해 해외에선 청년들의 불안심리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히 나의 개성을 중요시하는 청년들의 선택이 아닌 취업, 진학, 결혼 등 청년들 앞에 놓은 현실에 대한 불안함을 합리화하기 위해 MBTI를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는 설명이다.

 

MBTI 검사란 외향(E)과 내향(I), 감각(S)과 직관(N), 사고(T)와 감정(F), 판단(J)과 인식(P) 등 지표에 따라 성격을 16개 유형으로 분류해 알파벳 조합으로 성격을 표현하는 검사다. 국내에선 SNS와 각종 미디어를 통해 몇 년 째 유행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인기를 끌던 혈액형별 성격 유형 분석에서 좀 더 세분화되고 구체화된 게 특징이다.

 

외신에선 1940년대 만들어진 성격유형 검사인 MBTI 테스트가 우리나라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불안감 해소를 목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심리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긴 했지만 온전히 신뢰하기 힘든 지표라는 이유에서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행태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멕시코 주요 일간지 엑셀시오르는 한국에서 유행 중인 MBTI의 인기에 대해 보도했다. 엑셀시오르는 “한국의 젊은이들은 MBTI를 별자리 또는 운세와 비슷하게 여기며 특정 성격 유형에 자신을 대입한다”며 “MBTI가 팬데믹을 거치며 최근 몇 년 사이 전 세계적인 유행을 하고 있는데, 특히 한국과 중국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 불안한 현실 속에서 한국 청년들은 MBTI로 소속감을 얻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영화 해리포터 주인공 별로 MBTI를 분류해 놓은 모습. [출처=인스타그램 캡쳐]

 

이 매체는 “MBTI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단순히 심리 이론을 가지고 있는 성격검사지만, 한국 청년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다른 사람들과 어떤 식으로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지 배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말했다.

 

또 매년 200만 명 이상 테스트를 받는 MBTI의 인기가 반드시 그 결과의 정확성과 유용성을 방증하는 지표가 아니라고 매체는 꼬집었다.

 

미국 CNN이 내놓은 MBTI 열풍은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CNN은 한국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MBTI의 인기가 높아진 이유에 대해서 “한국 청년들은 미래에 불안감이 커지면서 소속감을 얻고자 하는 심리가 강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CNN은 “치솟는 집값과 취업 경쟁 등의 다른 국가보다 치열한 상황에 내몰린 한국 청년들에게 MBTI는 시간을 아낄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이다”고 언급했다.

 

외신 보도처럼 실제로 청년 취업률은 지난 2월 기준으로 취업에 성공한 인원은 약 379만2000명으로 전체 청년 중 46%에 그쳤다.

 

미국의 한 누리꾼은 “미국에서는 MBTI가 한국처럼 유행하거나 그렇게 알려지지 않았다”며 “MBTI를 아는 사람들도 대부분 유사과학으로 생각하고 그냥 재미로 보고 있다”고 한국의 MBTI 유행을 두고 비판어린 시선을 내놓기도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MBTI검사는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받는 검사”라며 “미래의 직업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돕기 위해 사용될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의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해 MBTI를 맹신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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