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호 음식 족발 성지에 한껏 꾸민 청춘남녀 몰린 까닭은
호불호 음식 족발 성지에 한껏 꾸민 청춘남녀 몰린 까닭은

족발과 평양냉면 등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음식점이 즐비했던 장충동 상권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족발골목 뒤편에 형성된 고급주택 단지에 아기자기하고 감성 가득한 브런치 카페가 하나둘 생겨나면서 20대 청춘남녀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다. 고급주택을 리모델링한 독특한 분위기가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장충동 상권의 주력 소비자는 여전히 60대 남성이지만 유동인구는 20대 여성이 가장 많았다. 전체 유동인구의 30.3% 이상을 차지했다. 뒤를 이어 20대 남성이 28.3%로 많았고, 30대 남녀와 60대 이상 여성의 유동인구가 17.6%로 동일했다.


20대 청춘남녀 사로잡은 장충동, 족발 대신 브런치 카페 인기


▲ [그래픽=김상언] ⓒ르데스크

 

장충동 상권에 청년들의 발길이 몰리기 시작한 건 A 브런치카페의 영향이 적지 않다. 약수역에서 동대입구역까지 이어지는 동호로 일대 끝에 위치한 A 브런치카페는 단독 주택을 개조해 만들어진 곳으로 식당과 의류 브랜드 ‘플로움’ 판매를 겸하고 있다. 브런치 메뉴와 식사 메뉴도 함께 팔고 있다.


A 브런치카페는 주중, 주말 가릴 것 없이 오전부터 오후까지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주말에는 오픈런을 하지 않으면 식사가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커피와 음식 모두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음에도 청춘남녀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인기의 비결은 독특한 분위기가 지목된다. 고수빈 씨(26‧여)는 “최근 SNS에서도 장충동과 관련된 정보들을 쉽게 볼 수 있어서 한번 와보게 됐다”며 “이런 분위기에 카페나 식당이 장충동에 가득하다면 다른 곳들을 방문하기 위해서 또 오게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또 다른 이용객 직장인 황윤정 씨(31‧여)는 “최근 SNS에서 자주 보이길래 유행하고 있는 곳 같아서 와봤다”며 “장충동이라고 하면 기존에는 족발이나 평양냉면이 유명해서 즐길 수 있는 게 있긴 하나 싶었던 곳”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까지 족발이나 평양냉면이 유명한 것 같기는 하지만 예전보다는 카페가 많이 생긴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 과거부터 장충동은 족발집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최근 장충동에는 브런치로 유명한 곳이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장충동에서 인기 있는 식당 A 브런치카페의 모습. ⓒ르데스크

 

가벼운 음주를 즐기는 여성들의 취향에 맞춰서 신상 와인바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장충동에 위치한 B 와인바 서울은 낮에는 카페로, 저녁에는 와인샵으로 운영된다. SNS를 주로 이용하는 여성을 겨냥해 매장 앞에는 잘 꾸며진 포토존이 있고, 매장 내에는 아기자기한 B 와인바 서울만의 MD를 판매하고 있다.



대학생 김태린 씨(21‧여)는 “치아바타 맛집이라는 친구의 추천으로 한번 방문했던 적이 있다”며 “이번에는 저번에 못 먹었던 저녁 메뉴를 먹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번에 왔을 땐 주변이 온통 족발집이고, 어른들도 많아서 이곳이 맞나 싶었지만 막상 오니까 포토존도 있는 걸 보니 인기 있는 곳이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고급주택 리모델링, 아기자기한 카페로…“젊은 여성층 사로잡은 이유”


장충동은 평창동, 성북동과 같이 전통적인 서울의 부촌 중 한 곳으로 손꼽힌다. CJ그룹과 신라호텔, 삼성 일가가 이 일대 부동산을 보유한 적이 있거나 아직도 보유하고 있다. 족발골목 뒤편에는 고급주택 단지가 삼삼오오 모여있다.


평일 오후 장충동을 방문했을 때 시간적 특성상 식당보다는 가볍게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카페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기자가 방문한 카페에도 20~30대 여성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이한 점은 여성 소비자들이 주로 선호하는 카페의 위치다. 서울 시내에선 대부분의 카페가 대로변에 위치해 있는데, 이곳은 고급주택 단지 내에 자리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작은 주택 하나를 리모델링해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로 꾸며졌다. SNS 인증샷을 올릴 수 있는 포토존까지 갖춰져 있다.


▲ 골목길에 있는 작은 주택을 리모델링한 카페들도 여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장충동에 위치한 C 카페. ⓒ르데스크

 

이날 방문했던 C 카페도 고급 주택 단지 안에 자리한 개인 카페였다. 이곳을 도보로 방문하기 위해선 인도조차 없는 도로를 이용해야만 한다. 또 인근에 위치한 3호선 동대입구역과 약수역, 청구역과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다. 교통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닌데도 조용한 주택가 안에 위치한 카페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C 카페는 지하 1층과 지상 1층은 카페로 운영되고 있고 지상 2층은 꽃집으로 운영하며 독특한 인테리어가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곳이다. 카페로 운영되고 있는 곳은 요즘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감성으로 꾸며져 있었다.


대학생 지유진 씨(23‧여)는 “처음에는 이런 곳에 카페가 있나 싶은 골목에 위치해서 찾기가 어려웠다”며 “오히려 지금은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조용한 분위기라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지 씨는 “이정도의 분위기라면 약간의 수고스러움은 감내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카페 D 카페에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는데, 이 곳 역시 장충동 골목 내에 위치하고 있어 찾아가기 어려웠다. 특이하게 이곳은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고 있어 구경거리가 많이 있었다. 또 특별한 디저트가 있어 젊은 여성들의 발걸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였다.


정시은 씨(29‧여)는 “최근 장충동에 카페가 많이 생기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오게 됐다”며 “개인적으로 장충동하면 족발, 장충체육관 정도 밖에 몰랐는데 찾아보니 좋은 분위기의 카페가 많아 다음에도 오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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