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흔들린 이유 있었네”…새파랗게 멍든 인스타 속 세상
“청년들 흔들린 이유 있었네”…새파랗게 멍든 인스타 속 세상
[사진=AI이미지/ChatGPT]

오는 10일 실시되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이하 총선)를 앞두고 캐스팅보드를 쥔 20·30세대 유권자의 표심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20·30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SNS 인스타그램의 정치편향이 심각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 여당·친 야당 성향의 콘텐츠가 반대의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20·30세대의 경우 정치·사회 문제에 관심이 덜한데다 뉴스 시청율 또한 타 연령층에 비해 낮다는 점에서 즐겨 이용하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표심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분석됐다.

 

SNS 열풍 주도한 20·30세대, 검색부터 소통까지 전부 ‘인스타그램’ 쓴다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 모회사인 미국 메타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SNS) 서비스다. 흔히 ‘인스타’로 불리는 인스타그램은 출시와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광풍’에 가까운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도 인증샷 등의 열풍을 타고 이용자가 급증했고 지금은 한국에서 이용자가 가장 많은 SNS로 자리매김했다. 와이즈앱, 아이지에이웍스 등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국내 인스타그램 이용자 수는 2430만여명에 달했다.

 

인스타그램의 인기는 30대 이하의 젊은층이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수년 간 30대 이하 SNS 앱 이용 순위에서 1위는 단연 인스타그램이었다. 특히 30대 이하에선 인스타그램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모습까지 등장했다. 해시태그 검색을 통해 맛집을 찾고 뉴스 등의 콘텐츠 소비를 하는가 하면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 이용해 지인과 소통했다. 40대 이상이 네이버, 구글 등 포털사이트에서 정보를 검색하고 카카오톡을 통해 소통을 하는 것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 [그래픽=김상언] ⓒ르데스크

 

그런데 최근 이러한 인스타그램 내 정치편향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총선을 앞두고 섣불리 승패를 장담하기 어려운 ‘역대급’ 혼전 양상이 펼쳐지면서 30대 이하 청년층이 선거 승패를 결정지을 ‘캐스팅보트’로 급부상하고 있어서다. 청년층의 경우 정치 성향이 뚜렷하지 않은 무당층이 대다수라는 점에서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그들의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한 정치 평론가는 “30대 이하 청년층의 경우 한창 직장생활에 적응하거나 하거나 학업에 열중하는 시기라 상대적으로 타 연령층에 비해 정치에 대한 관심이 덜할 뿐 아니라 TV나 인터넷 등을 통한 뉴스 소비도 적 편이다”며 “그나마 가장 몰입하는 게 인스타그램 이다 보니 그곳에서 얻은 정보에 대한 신뢰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인스타그램에서 정치적으로 치우친 게시물을 계속해서 접한다면 자연스럽게 정치 성향도 기울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친여 보단 친야 성향 게시물이 유독 많은 인스타그램, 왜곡·짜깁기 비방 게시물도 수두룩

 

인스타그램 내 정치편향의 심각성은 해시태그 검색 결과만 보더라도 여실히 드러났다. 여·야 핵심 인사의 이름을 검색하면 여당 측 인사는 부정적 단어가 들어간 연관 검색어가 주로 나열되는 반면 야당 측 인사는 긍정적 단어가 들어간 연관 검색어가 대부분이었다. 22대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름을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는 #한동훈검사 #한훈검사장 #한동훈장관 등 직책이 적힌 검색어와 더불어 #한동훈은_수사안해요 #한동훈딸스펙비리_수사해 등의 부정적 단어가 적힌 검색어가 등장했다.

 

반면 비례정당인 조국혁신당을 이끄는 조국 대표 이름을 입력하면 연관검색어로 ‘#조국힘내세요’라는 연관검색어가 가장 먼저 등장했다. 관련 게시물은 무려 1만여개에 달했다. 또 이름과 과거 직책이 포함된 연관검색어 바로 아래에도 #조국힘내세요♥ #조국힘내라 등이 나열됐다. 물론 #조국구속 #조국사퇴 등의 부정적 검색어도 등장하긴 했지만 긍정적 검색어에 비해 관련 게시물 수는 월등히 적었다.

 

▲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거대 야당을 이끄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해서도 긍정적 내용을 담은 게시물이 부정적 게시물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우선 이 대표의 이름을 검색창에 입력하면 #이재명은 합니다 #이재명힘내라 #이재명_말모이 #이재명은_합니다 등의 연관 검색어가 등장했다. 이 중 ‘#이재명은합니다’ 검색어 관련 게시물은 1.7만여개나 됐다. #이재명은사퇴하라 #이재명게이트 등 부정적 단어와 관련된 게시물은 1000여건 안팎에 불과했다.

 

인스타그램 내에는 정치편향 게시물 외에 사실을 왜곡하거나 짜깁기 해 특정 인물이나 정당을 비방하는 게시물도 수두룩했다. 일례로 한 계정은 게시물이 2023개나 됐는데 성격은 딱 두 가지로 나뉘었다. 조국 대표를 칭송하는 내용과 한동훈 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을 조롱하거나 비방하는 내용이었다. 해당 계정 내에는 ‘통역 오류를 수정해 줄 정도의 영어실력’이라는 제목으로 조국 대표를 치켜세우는 게시물이 있는데 조회수가 621만건이나 됐다.

 

해당 계정의 팔로워는 6800여명에 불과한 점에 비춰볼 때 조회수를 의도적으로 끌어 올리는 행위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인스타그램 내에는 해당 계정 외에도 비슷한 성격의 계정이 여럿 존재했다. 일부 계정에서는 기자회견이나 공식발언을 교묘히 짜깁기한 사진이나 영상으로 정부·여당의 주요 인사를 비하한 게시물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민의힘 총선 후보는 “총선이 불과 몇일 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여전히 판세를 예측하기 힘든 지역구가 여럿 존재하는데 해당 지역 내에서의 승패는 2030세대에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며 “그래서인지 2030세대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 인스타그램 내 정치편향 문제가 특히 심각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총선을 비롯해 다음을 위해서라도 우리 당 역시 인스타그램 여론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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