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졸업생이 꼽은 가장 싸고 쉬운 SKY로스쿨 입학전략 ‘대입’
재학생·졸업생이 꼽은 가장 싸고 쉬운 SKY로스쿨 입학전략 ‘대입’

“리트 점수 높아도 SKY 아니면 빅5 로스쿨 가기 힘들어요. 고등학교 때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는 게 인생 최고 가성비에요”

 

올해 로스쿨 입학을 위한 필수 관문인 법학적성시험(리트) 응시자 수가 1만5000명을 넘었다. 취업준비생에 직장인들까지 법조계로 몰린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대형 로펌 취직률이 높은 이른바 상위 대학 로스쿨에는 SKY(서울·고려·연세대) 또는 자교 출신들이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직 법조계 취업자들 대다수가 ‘첫 단추인 대입이 가장 확실하면서 가장 효율적인 코스’라고 입 모아 말하는 배경이다.

 

장벽 높은 SKY캐슬…5년 사이 상위 로스클 합격생 10명 중 9명 SKY·자교 출신

 

2017년 사법고시 폐지 이후 로스쿨은 법조인이 되는 유일한 경로가 됐다. 로스쿨에 입학하기 위해선 높은 학점, 법학적성시험(LEET), 일정 수준 이상의 공인영어성적이 필수다. 각 학교마다 항목별 반영비율이 다르지만 어떤 경우든 리트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그러나 대다수 로스쿨 학생들은 대형 로펌 취업에 유리하고 입학 점수가 높은 ‘상위 로스쿨’ 합벽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출신학교’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암묵적으로 자교 출신 또는 SKY 출신 학생들을 해당 학교에서 선호한다는 주장이다.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서울중앙지방법원. ⓒ르데스크

 

최근 로스쿨 입시 결과를 보면 이러한 주장이 아예 틀린 말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이 2020학년부터 올해까지 SKY대학 로스쿨 합격생 출신 대학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년 간 전체 합격생 1998명 중 1726명(86.4%)이 SKY대학 출신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별로 살펴보면 서울대 로스쿨은 5년간 합격생 763명 중 504명(66.1%)을 서울대 자교 출신으로 선발했다. 이어 △연세대 104명(13.6%) △고려대 88명(11.5%) △카이스트(KAIST) 20명(2.6%) 등의 순으로 뽑았다. 이들을 다 합치면 716명으로 사실상 타교 학생이 서울대 로스쿨에 경우는 ‘하늘에 별 따기’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같은 기간 연세대와 고려대 로스쿨 역시 자교 출신이 합격자 절반에 육박했다. 연세대는 623명 중 277명(44.5%), 고려대는 612명 중 280명(45.8%) 등이었다. 두 학교 로스쿨 모두 자교 출신 다음으로 서울대 출신을 많이 뽑았다. 연세대 로스쿨에선 196명(31.5%), 고려대 로스쿨에선 188명(30.7%)이 서울대 출신이었다.

 

연세대학교 로스쿨에 재학 중인 강성현 씨(29·남·가명)는 “동기들과 선·후배들을 보면 대다수가 SKY학사 출신이다”며 “아무래도 SKY 대학에는 대입 때부터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다 보니 로스쿨 등에서도 상위권과 하위권이 극명하게 갈리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로스쿨은 설치된 대학 외의 대학 졸업생을 전체 인원의 3분의 1 이상을 선발하도록 방지 조항을 두고 있다. 로스쿨 합격자가 특정 대학에 쏠리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서울대만 하더라도 방지 조항이 허용하는 범위 내(66.7%)에서 신입생을 최대한 자교 출신으로 선발했다. 이어 타 대학 출신 비율에선 연세대와 고려대 등 상위 대학 출신들이 많았다.

 

“법조인 꿈꾼다면 첫 단추인 ‘대입’ 가장 중요…나중에 공부하면 된다는 생각 금물” 

 

▲ [그래픽=김문우] ⓒ르데스크

 

교육업체 메가엠디의 로스쿨 브랜드 메가로스쿨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3학년도 서울대 로스쿨 합격자 중 서울대 학사를 졸업한 자교 인원 비율은 약 66%다. 이어 연세대(15%), 고려대(10%) 등의 순으로 세 학교를 합하면 전체 비율의 90%가 넘었다. 사실상 ‘그들만의 리그’라 불러도 무방한 수준이다.

 

로스쿨 재학생과 최근 로스쿨 졸업자들에 따르면 SKY 외 대학 출신 졸업생은 사법시험 1차 합격 경력이 있거나 학점, 리트 성적이 월등히 높아야 합격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SKY 로스쿨에 입학한다 해도 향후 사회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또 다시 ‘비SKY 대학’ 꼬리표가 붙을 수밖에 없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김앤장·광장·태평양·율촌·세종·화우 등 대형 로펌 6곳에 입사한 신임 변호사 257명 중 196명(76.3%)이 SKY로스쿨 출신이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 법조인을 목표로 한다면 첫 단추인 ‘대입’을 가장 신경써야 한다는 부분에 이견이 없다. 심지어 학창시절에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추후에 몇 배의 노력을 들인 것 보다 더 성과가 좋다며 대입을 ‘최고의 가성비’로 꼽기도 한다. 어른들이 입버릇처럼 하던 “공부도 때가 있다”는 말이 하나도 틀린 게 없다는 설명이다.

 

한양대학교 로스쿨에 재학 중인 최진호 씨(28·남)는 “입학 당시 졸업 학점 4점대에 리트 성적 역시 130대 후반 가까이를 기록해 연·고대 로스쿨 합격을 기대했지만 1차 합격 후 최종에서 탈락했었다”며 “학사보다 상위 대학으로 로스쿨을 가는 것은 정말 너무 어려워 차라리 수능을 다시 볼까도 고민했었다”고 설명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법부 전체에 특정 대학·전공 쏠림 현상이 만연해 있다는 것은 부정하기 힘든 사실이다”며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친다 하더라도 현직 법조인이 로스쿨에 출강하는 과정에서 학교에 대한 평가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야간 로스쿨 도입 등을 통해 다양한 경력의 인재들을 뽑기 위한 노력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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