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식물성 아니네”…동물성 식재료 든 비건식품 수두룩
“100% 식물성 아니네”…동물성 식재료 든 비건식품 수두룩

최근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식품·유통업계에서도 이들을 겨냥한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가치 소비란 제품을 구매할 때 환경이나 문화, 동물복지 등의 가치나 신념을 우선시하며 이를 충족한 경우에만 소비하는 태도를 말한다. 건강을 위해 무기농을, 동물복지를 위해 비건 제품을 구매하는 식이다.

  

식품·유통업계에선 환경과 건강 등에 초점을 맞춰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GS25는 풀무원 지속가능식품 전문 브랜드인 지구식단과 손잡고 지구식단 김밥 2종을 출시했다. 유뷰런천미트김밥은 콩으로 만든 식물성 런천미트를 활용했고, 두부텐더김밥은 두부로 만든 식물성 텐더를 주재료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 최근 풀무원 지구식단 모델로 선정된 페스코 베지테리언 가수 이효리 모습. [사진=풀무원 지구식단 홈페이지]

 

두 제품 모두 일반 김밥 대비 식물성 원재료 비율을 85%까지 높인 게 특징이다. 이를 통해 환경·건강 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풀무원은 앞서 지난 2021년부터 식물성 지향 식품 선도기업을 목표로 다양한 식물성 대체육 및 식물성 단백질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지구식단 김밥의 판매량도 나쁘지 않다. GS25에 따르면 지난달 13~17일 닷새간 지구식단 김밥의 판매량은 전주 대비 28% 증가했다. 지구식단 김밥을 구매한 고객을 분석한 결과 65.1%가 20∼30세대로 나타났다. 특히 20∼30대 남성이 34.6%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점심 시간대 오피스 상권 매출이 가장 높았다.

 

종로구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만난 점주 중 한 명은 “다른 김밥에 비해 약간 더 비싸지만 폐기가 잘 나오지 않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며 “손님들에게 꾸준히 인기가 있는 걸 보면 환경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많다는 것 아니겠나”고 했다.

 

직장인 김도희 씨(29·여)는 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식물성 식단을 실천하고 있다. 동물윤리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어 며칠이라도 육식 대신 채식을 섭취하겠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치킨, 삼겹살과 같은 음식을 안 먹는 건 아니지만 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식물성 식단 위주의 소비를 할 생각이다”며 “편의점과 같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곳에서도 식물성 단백질을 포함한 식품이 출시됐다는 건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고 말했다.

 

"100% 식물성인줄 알았는데”…포장은 비건, 실상은 동물성 식재료 사용

 

비건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논란이 발생하기도 한다. 비건 제품에 과장된 광고와 부정확한 표기로 인해 비건 소비자의 혼란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GS25가 출시한 지구식단 김밥. 하단에 작게 동물성 성분에 대한 글이 적혀있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르데스크

  

지난 2019년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는 ‘리아 미라클 버거’를 100% 식물성 패티를 사용했다고 강조하며 시범 판매했다. 그러나 패티만 식물성 재료를 사용했고, 빵과 소스에는 동물성 재료를 사용해 비건 제품이 아님에도 이를 과장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 풀무원은 페스코 베지테리언(유제품·계란·생선 등 해산물까지 섭취하는 비건인)인 가수 이효리를 지구식단 모델로 활용해 식물성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그러나 지구식단 김밥 2종 모두 포장지에 동물성 식재료가 활용됐다는 문구가 원재료 위 작게 적혀 있다.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위치에 있다.

 

비건으로 생활한 지 6년 차라고 밝힌 정혜영 씨(35·여·가명)는 “비건으로서 시중에 출시된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한 음식들을 보았을 때 대체로 비건식품보다는 기호식품에 가깝다”며 “동물성 성분이 포함됐다는 글을 작게 써둔 것은 비건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3년 차 비건인 김주아 씨(43·여·가명)는 “편의점이 온전히 이익을 추구하면서 비건 지향 식품을 만들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며 “기업은 어느 정도 이윤이 발생해야 하는데, 완전 건강식, 비건식의 경우 소비자 수가 적어 기업이 이윤을 추구할 수 있을 정도의 소비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비건 식품을 소비하는 사람들은 남들과 다른 특별한 기준을 세우고 소비를 하는 사람들이다”며 “이들은 남들과 다르게 특별한 기준을 세우고 소비하는 만큼 기업에서는 비건 소비를 하는 사람들을 위해 눈에 잘 띄게 비건 식품이 아님을 표시하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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