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부터 디카·Y2K 패션까지…복고 매력에 푹 빠진 요즘 청춘들
LP부터 디카·Y2K 패션까지…복고 매력에 푹 빠진 요즘 청춘들
▲ 레트로 열풍이 8090 추억을 가지지 못한 1020 사이에도 크게 확산되고있다. 이들에게 레트로는 또다른 새로움이다. 사진은 노스페이스 눕시 착용 모습. ⓒ르데스크

 

“LP판에 필름카메라까지 너무 새롭고 신기해요. 스마트폰이 없는 세상이 상상이 안가지만 왠지 모를 편안함에 계속 찾게 되네요.”


최근 몇 년간 MZ세대를 중심으로 식당·패션·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레트로 열풍이 한창이다. 특히 8090의 삶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10대·20대를 중심으로 레트로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바라보는 레트로의 매력에 대해 르데스크가 거리로 나섰다. 


레트로는 추억을 뜻하는 영단어 Retrospect를 줄인 말로 과거의 추억을 그리워해 당시 유행했던 것을 다시 즐긴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레트로의 주요 소비층은 과거의 삶을 살았던 기성세대로 연령대가 높아야한다. 하지만 현재 레트로의 주요 소비층은 젊은 소비자들이다.


추억을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에게 복고는 또 하나의 새로운 문화로 신선함을 안겨 준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과거의 ‘올드함’이 이들에게 또 다른 ‘새로움’을 전달하는 것이다.  


젊음의 장소로 형용되는 홍대 거리에는 의도적으로 레트로 감성을 담아낸 가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가게 안에는 70년대 흔히 사용했던 의자와 식탁, 심지어 평상에 놓인 방석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인테리어 역시 오래된 포스터, 나전칠기장 등 엔틱한 분위기를 멋스럽게 꾸몄다.

 

▲ 젊음의 거리로 불리는 홍대 일대에는 의도적으로 레트로 감성을 담아낸 가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사진은 홍대 일대 레트로 컨셉 가게 전경. ⓒ르데스크

 

대학생 남지혜(23·여)씨는 “낡은 인테리어에서 음식을 먹는 기분이 마치 내가 응답하라 시리즈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며 “화려하게 잘 꾸며놓은 곳보다는 투박한 멋이 있는 공간을 더 자주 방문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렸을 때의 추억의 공간은 아니지만 레트로 감성이 요즘 ‘인싸’가 되기 위한 조건 중하나로 생각된다”며 “기계가 서빙하고, 자동화 시스템이 잘돼있는 곳이 오히려 식상하고 재미없다”고 덧붙였다.  


고등학생 최혜진(18·여)씨는 “학원을 땡땡이치고 오랜만에 친구들과 홍대에 놀러왔다”며 “쿠킹호일에다 삼겹살을 구워먹고, 델몬트 오렌지 주스병에 담긴 보리차를 마시는 등 모든 것들이 새롭게 느껴져 먹는 맛도 보는 맛도 있다”고 전했다.


‘크롭티에 로우라이즈, 기분이 조크든요’…2000년대 Y2K 패션의 화려한 부활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 역시 복고풍이 대세다. Y2K패션은 최근 몇 년 간 전 세계를 강타하며 패션 유행을 이끌었다. Y2K ‘Year 2000’을 나타내는 약자로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사이에 유행했던 패션을 의미한다.


▲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사이에 유행한 Y2K패션은 MZ세대에게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사진은 압구정 로데오 거리 인파. ⓒ르데스크

 

제니, 뉴진스 등 인기 가수들이 방송에서 복고 스타일을 자주 드러내며 일반인들 사이 큰 인기다. '패션의 성지'라 불리는 압구정 일대에는 Y2K패션을 이용해 짧은 상의에 카고바지를 매치하거나, 프린팅된 셔츠에 통 큰 바지를 입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대표적인 Y2K 패션으로는 ▲배·허리·배꼽 등을 드러내는 크롭탑 ▲카고 바지 ▲허리와 골반 노출을 강조한 로우라이즈 ▲레그워머 ▲어그부츠 등이 있다. Y2K패션 대표브랜드는 ▲타미 힐피거 ▲게스 ▲디젤 ▲디키즈 ▲본 더치 등이다. 


또한 겨울철을 맞아 한때 국민 패딩이라 불렸던 ‘노스페이스 패딩’ 역시 인기다. 노스페이스의 눕시 재킷은 스테디셀러 행진을 이어가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눕시는 1992년 첫 출시됐지만 최근 숏패딩을 재유행시키며 국내 노스페이스 패딩 매출 전반을 이끄는 중이다.


대학생 박하연(23·여)씨는 “10년 전에 엄마가 입었던 노스페이스 패딩을 지금 제가 입고 있다”며 “한때 일진 패딩으로 불렸다던데, 그것과 별개로 디자인이 너무 예뻐 길거리에 같은 패딩을 입고 있는 사람을 너무 많이 봐 그게 쫌 별로다”고 말했다.


“오히려 저화질이 좋아요”…기술 발전과 대비된 ‘디카·LP’ 인기


기술이 발전하는 것과 반대로 기계 역시 과거의 오래된 제품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2000년대 ‘똑딱이’라 불리던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디카)나 오래된 저화질 필름 카메라(필카)가 그 주인공이다. 1020 Z세대에서 디카와 필카는 대세다.


▲ 사진은 뉴진스 Ditto 메이킹 필름 캡쳐본. [사진=NewJeans 공식 유튜브 채널]

 

유행의 시작은 걸그룹 뉴진스가 발표한 ‘디토(Ditto)’ 뮤직비디오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해당 뮤직비디오에는 2000년대 초반이 연상되는 연출이 담겼다. 뉴진스의 멤버들이 빈티지 디카를 활용해 촬영을 하고 오래된 TV를 통해 촬영한 영상을 재생하는 장면이 큰 주목을 받았다.


직장인 김예은(25·여)씨는 “요즘 휴대폰은 점점 더 고화질로, 피부에 여드름까지 다 보인다”며 “오히려 화질이 낮은 디지털 카메라나 필름 카메라가 더 느낌 있는 사진을 만들어주고, 피부도 더 좋아보이게 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 사진은 을지로에 위치한 LP바 내부 전경. ⓒ르데스크

카메라에 이어 턴테이블을 활용한 LP도 인기다. 지난해 예스24의 음반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3년 연속 LP판매량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LP 구매자 중 37.2%가 2030 세대다. 같은 기간 40대 비율은 35%로 나타났다.


서울 유명 LP카페·바는 웨이팅 없이는 들어가지 못할 정도다. 젊은 세대에게는 LP보다 MP3가 익숙하지만 이들은 단순히 음악 듣는 것을 넘어 레코드 판을 이용한 인테리어로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을지로에서 LP바를 운영 중인 최현수(32·남)씨는 “우리 매장은 고객이 직접 음악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신청곡은 LP로 플레이된다”며 “술과 함께 다양한 LP음악과 인테리어를 구경할 수 있어 평일에도 웨이팅 없이는 방문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이성림 성균관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레트로 문화는 3040세대에게는 향수를, 1020대에게는 낯선 새로움을 불러 일으킨다”며 “1020세대는 3040세대와 달리 케이팝·K-드라마 등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가 큰 인정을 받고 있는 유년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K-콘텐츠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 과거의 문화까지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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