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한 국민연금, 수급자 절반 “한달에 40만원도 못받아”
유명무실한 국민연금, 수급자 절반 “한달에 40만원도 못받아”
▲ 국민연금 노령연금 수급자 절반이 매달 수급액 40만원 이하를 지급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모습. [사진=뉴시스]

 

국민연금 노령연금 수급자 절반이 매달 수급액 40만원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저출산과 고령화 영향으로 연금을 받는 사람은 늘어나지만, 가입자는 지난해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시민들의 걱정이 깊어져만 간다.


4일 국민연금공단이 공개한 국민연금 공표통계(2023년 9월 기준)에 따르면 국민연금(장애연금과 유족연금을 제외) 노령연금 수급자는 540만753명으로 집계됐다. 월 수급액이 20만원 미만인 경우가 11.9%(64만6871명), 20만원~40만원 미만인 경우가 38.0%(207만112명)를 차지했다. 


이를 합치면 전체 수급자의 절반이 40만원도 미처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국민연금이 노후 소득 보장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직장인 홍혜주(33·여)씨는 “매달 월급에서 국민연금이 빠져나가는 데 정말 아까워 죽겠다”며 “나중에 제대로 받지도 못할 것 같은데 피땀으로 번 월급을 왜 이렇게 강제로 뺏어 가는지 너무 원망스럽다”고 한탄했다.


프리랜서 박강현(41·남)씨는 “국민연금을 내는 것에는 크게 거부감이 없다”며 “다만, 중요한 것은 나중에 낸 만큼 받을 수 있냐는 것인데 이 부분이 계속 불안하니까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도가 점점 떨어진다”고 말했다.


수급자 수 역대 최고치 경신…“연금개혁 필요하지만 무조건적 희생 옳지 않아”


올해 국민연금은 명목 소득대체율 기준을 42%(지난해 42.5%)로 설정했다. 명목 소득대체율은 40년 연금 가입 기간 평균 소득 대비 받게 되는 연금액의 비율이다. 하지만 평균 가입 기간이 지난해 기준 19.2년에 불과해 실질 소득대체율이 턱없이 낮은 현실이다. 2020년 기준 실질 소득대체율(22.4%)에 비해 3% 넘게 하락한 셈이다. 


▲ 저출산과 고령화 심화로 '받는 사람은 많고 내는 사람은 없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연금의 현실이다. 사진은 무료급식을 기다리는 노인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전체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2225만411명으로, 2022년 말보다 24만 7408명 줄어들었다. 시장조사업계는 연말 통계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생산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가입자가 첫 감소세로 돌아섰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반대로, 고령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 수급자 수는 671만6970명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1년 연말(607만124명)과 2022년 연말(664만2643명)과 비교하면 2년 새 60만명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한편, 국민연금은 지난해 기금운용으로 100조원이 넘는 수익금을 벌었다. 5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이 한해 역대 최고인 12%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연금개혁은 국민연금이 도입된 1988년 이후 35년 동안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이어져왔다”며 “출산율이 세계 최악 수준으로 떨어진 지금, 연금개혁은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다”고 밝혔다.


이어 남 교수는 “미래세대에 더 이상의 부채를 넘기지 않는 수준에서 보험료율을 높이는 개혁이 불가피한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현재 경제활동을 가장 왕성하게 하는 청년들의 고충을 알아주고 이들에게 줄 수 있는 혜택도 생각해야하지 무턱대고 보험료율만을 올리려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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