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능에 높아진 의대 문턱, 교육 1번지의 의·치·한 합격 전략
불수능에 높아진 의대 문턱, 교육 1번지의 의·치·한 합격 전략
▲ 불수능 기조에 지난해보다 의대 수능 최저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수험생들이 대폭 늘었다. 사진은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서울대학교 병원 전경. ⓒ르데스크

 

오는 28일 수시모집 미등록 충원을 끝으로 2024학년도 ‘정시 레이스’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불수능 기조에 의대 최저등급을 맞추지 못한 수험생들이 속출했다. 2024 의대 입시가 미궁 속에 빠진 가운데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의대 증원에 따른 전략 세우기가 한창이다. 


메가스터디교육이 자사 가채점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4 의예과 수시 최저학력기준 충족 인원은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의예과뿐만 아니라 치대·한의대·약대 등도 수능 최저 등급을 맞추지 못한 수험생이 1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대는 수시에서 매우 높은 수준의 수능 최저 기준을 요구한다. 국어·수학·영어·탐구에서 등급 합계가 5를 넘지 않아야 하거나 ‘3개 과목 1등급’ 기준을 적용하는 곳이 다수다. 특히 올해 수능은 재수생을 포함한 N수생 비중이 높아 고3 학생이 최저 기준을 맞추기 더 어려운 환경이다.  


교육업계는 지난해보다 최저등급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수험생이 늘어 수시 이월인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만약, 수시 이월 인원이 증가하게 되면 정시 모집인원이 늘어나 정시 경쟁률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 다만, 의대의 경우 선발 인원이 기존보다 커지면 고득점자가 몰릴 수도 있다는 예측이다. 


부산대·경북대 의대 합격예상자 ‘연대 치대 가능’…의대 지원자 지난해보다 허수 多


최상위권 ‘별들의 전쟁’ 의학계열 입시에서 실제 2024 수험생 점수로 의·치·한·약·수 어느 대학까지 입학이 가능한지에 대해 르데스크가 국내 교육 1번지 대치동 학원가에서 직접 알아봤다. 


▲ 사진은 2024 수능 실제성적표 의대 모의지원 자료. [그래픽=김진완] ⓒ르데스크

 

해당 학생의 표준점수는 ▲언어와 매체(139점) ▲미적분(145점) ▲영어(1등급) ▲한국사(1등급) ▲물리1(67점) ▲지구과학1(68점)이다. 위 학생은 대구에 위치한 일반고 출신으로, 내신 등급 1.2를 기록했다.  


본 점수를 A학원 정시 예측 프로그램에 대입할 때 안정적으로 의대 지원이 가능한 대학은 ▲이화여대 ▲경북대 ▲부산대 ▲아주대 ▲인하대였다. 본 프로그램에는 지난해 입결 커트라인과 경쟁률, 각 대학별 반영비율과 2024 의과 계열 배치표가 모두 적용됐다. 


만약 소신지원으로 지원 폭을 한 단계 넓힌다면 ▲중앙대 ▲경희대 ▲가천대도 도전해 볼 수 있는 점수다. 물론, 지난해 기준 전망치를 토대로 했기 때문에 실제 결과와 다소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어 지원 가능 대학 범위를 의대가 아닌 치·한·약으로 넓힌다면 서울대 약학계열도 도전해 볼만하다는 설명이다. 한의예과의 경우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한의대라 불리는 경희대의 점수가 남는 수준이다. 치의예과 역시 서울대를 제외한 나머지 대학들 모두 합격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치동에서 입시컨설팅 학원을 운영하는 김신우(37·남) 원장은 “올해 의대 수시 지원자들이 최저등급을 충족하지 못해 재수를 염두해 두고 상향 지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현재 실시간으로 바뀌는 의대 경쟁률에는 지난해보다 허수가 많이 끼어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문·자연계열의 경우 표본의 수도 훨씬 많고, 교차지원이라는 변수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진학사 합격 예측 프로그램의 적중률이 다소 떨어진다”며 “다만, 의과계열의 경우 적은 표본을 가진 최상위층이 지원하기 때문에 오차의 범위가 작아 진학사 프로그램 결과 값의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크다”고 덧붙였다. 


너무나 힘든 의대 정시 입학 ‘정답은 수시·학종’…“첫 단추, 자사고·특목고 입학 우선”


계속된 수험생들의 의대 선호 현상과 더불어 정부는 2006년부터 18년째 동결돼 있던 의대 신입생 정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시기는 2025학년도부터로, 전국적으로 적으면 300명에서 많으면 3000명까지 증원 규모가 늘어날 전망이다. 


▲ 교육업계는 의대 진학을 위한 최우선순위로 특목고 또는 자율형사립고등학교 진학을 꼽았다. 사진은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자율형 사립고 하나고등학교.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르데스크

 

의학계열 신입생 입학자 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자 학부모들의 관심은 ‘우리 아이 의대 보내기’에 집중됐다. 목동의 한 학원 의대 집중반에서 강의하는 이예나(30·여)씨는 “먼저 의대를 가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내신점수가 매우 중요하다”며 “평균적으로 메이저 의대는 1.2등급, 지방 의대는 1.5등급 이상의 성적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시로 의대에 입학하기 너무 어려워 무조건 수시전형을 이용하거나 학생부종합을 활용해 의대 입학을 준비해야한다”며 “최근 주위에서 장기성 컨설팅으로 꾸려진 자소서를 교수님들이 알아보는 경우가 종종 있어 이는 비추천하고, 세특(세부능력·특기사항) 특강 컨설팅은 받아보시는 것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 제일 중요한 것은 자사고·특목고에 입학하는 것으로 지방 일반고 기준 내신 1.1~1.2가 아니라면 지역인재가 아니고서야 사실상 의대 입학은 불가능하고 의대 입학 면접에서 출신 고등학교를 암묵적으로 따지기도 한다”며 “만약에 본인이 고등학생이라면 수능 점수를 올리는 것에 집중하고, 중학생이라면 어떻게든 자사고 및 특목고 진학에 사활을 걸어야한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공계의 우수인재들의 이탈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의대 정원이 늘어나면 서울대 공대에 내신 성적 3등급도 들어갈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목소리도 들릴 정도다.


한국공과대학장협의회에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20학년도에서 2023학년도 사이 수도권 주요 대학의 반도체 계약학과 최초 합격자의 등록 포기율은 155.3%에 달할 지경이다. 물론, 개인별로 상황이 모두 다르겠지만 자연계열 수험생들의 의대 쏠림 현상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임재준 서울대병원 부원장은 “의대 정원이 늘어나면 당연히 이공계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의대 정원이 1000명 이상 늘면 대학교 재학생은 물론 석박사 출신, 30대 연구원도 의대 입학을 시도할 것이라는 예측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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