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만큼 치열한 직장생활…기대치 미달 경력직의 운명은
정글만큼 치열한 직장생활…기대치 미달 경력직의 운명은

[Le view<351>]-大이직 시대의 그늘(上-실패 가능성) 정글만큼 치열한 직장생활…기대치 미달 경력직의 운명은

20·30 직장인 10명 중 8명이 이직 고려, 입사 후 2년 내 퇴사 빈번

르데스크 | 입력 2023.11.15 16:13

 

▲ 다수의 전문가들은 최근 불고 있는 이직 열풍에 대해 모든 이직에 성공만 뒤따르는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직이 필수 코스처럼 여겨지는데 이는 결국 개인의 손해로 이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는 구직자들. [사진=뉴시스]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처음 취직한 회사에서 정년까지 일하는 사례는 거의 손에 꼽을 정도가 됐다. 특히 연령대가 어려질수록 평생직장이란 개념과는 더욱 먼 모습이다. 20·30 직장인 중 상당수는 이직 자체를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오히려 이직을 하지 않으면 손해 본다는 인식을 가진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주요 기업 인사담당자들과 고용시장 전문가들은 사뭇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직 자체에 대해서는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지만 필수처럼 여겨지는 부분은 심히 우려된다는 반응이다. 모든 이직에 성공만 뒤따르는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직이 필수 코스처럼 여겨지는데 이는 결국 개인의 손해로 이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大이직의 시대…기업들 경력 선호 분위기 맞춰 입·퇴사 반복하는 20·30 직장인들

 

경력직에 대한 기업과 청년 직장인의 온도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업이 선호하는 경력직의 기준과 청년 직장인이 경력직이라고 여기는 기준이 사뭇 다른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경력 기간만 놓고 보더라도 기업이 채용을 원하는 연차와 청년 직장인이 이직을 시도하는 연차는 큰 괴리감을 보였다.

 

 

▲ [그래픽=김문우] ⓒ르데스크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가장 많이 이직 제안을 한 경력 연차는 3~5년차(27%)였다. 이어 △6~8년차(23%) △9~12년차(17%) △1~2년차(14%) △신입(8%) △13~16년차(7%) 등의 순이었다. 신입이나 2년 차 이하에게 이직 제안을 한 경우는 10건 중 2건에 불과한 셈이다.

 

기업들이 만족도를 느끼는 연차는 선호하는 연차 보다 더욱 높았다. 기업들이 실무 투입 후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직급은 ‘과장급(34.9%)’이었다. 일반 기업에서 과장 직급까지 오르기 위해선 통상 5~7년 가량이 소요된다. 실제 이직을 제안한 연차보다 조금 더 많은 경력을 가진 직급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은 셈이다.

 

그럼에도 청년 직장인들 중 상당수는 입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직을 고려 또는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2400명을 대상으로 ‘이직 경험과 만족도’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20대 직장인 중 4분의 3인 75.2%가 이직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30대 역시 91.7%에 달했다. 연령대별로 20대의 평균 이직 횟수는 2.1회, 30대는 평균 3.2회 등이었다. 이직을 결심하는 주된 이유로는 연봉인상이나 개인역량 향상 등을 꼽았다.

 

전문가 “짧은 경력의 이직, 오히려 손해”…기업들도 “어설픈 경력 보다 신입이 낫다”

 

 

▲ 채용정보업체 IT잡피아에 따르면 전국의 중소기업 인사담당자 1504명을 상대로 ‘경력직 채용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5.4%가 경력직 채용에 대해 ‘불만족스러웠다’고 답했다. ‘만족한다’는 답변은 14.8%에 불과했다. 사진은 출근 중인 직장인들. [사진=뉴시스]

 

다수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경력직에 대한 기업과 청년 직장인의 온도차는 결국 개인의 손해로 귀결된다. 기업 입장에선 어정쩡한 경력직을 채용하느니 비용이나 가능성 측면에서 신입을 채용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이직에 애를 먹을 가능성이 높다. 이직을 준비하는 입장에선 구직 기간이 길수록 돈과 시간 모두 손해다. 자칫 경력 공백이라도 생길 경우 기존 직장보다 더욱 열악한 처우를 받을 수도 있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우리 기업은 경력직 채용을 수시로 실시하는데 요구 경력 보다 짧은 경력을 가진 지원자가 상당히 많다”며 “안타깝지만 회사 입장에선 어설픈 경력직을 채용하는 것보다 신입을 직접 뽑아 가르치는 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일단 거르고 보는 편이다. 설령 요구 경력에 부합한다 해도 전문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지 않으면 되도록 경력이 긴 사람을 선택한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채용정보업체 IT잡피아에 따르면 전국의 중소기업 인사담당자 1504명을 상대로 ‘경력직 채용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5.4%가 경력직 채용에 대해 ‘불만족스러웠다’고 답했다. ‘만족한다’는 답변은 14.8%에 불과했다. 경력직 채용의 가장 큰 불만으로는 응답자의 34.8%가 ‘경력에 비해 실무능력 미흡’을 꼽았다. 이어 △이직을 쉽게 한다 23.6% △업무에 비해 과다 연봉 요구 19.5% △사내 동화 어려움 18.7% 등의 순이었다.

 

 

▲ 이직 경험이 있는 이들 중 상당수는 이직을 후회했다. 이유로는 △그 회사가 그 회사라는 걸 느꼈을 때(44.5%) △이직에 실패했을 때(42.2%) △이직 후 급여, 직급 등의 처우가 직전보다 오히려 나빠졌을 때(30.5%) △이직한 회사의 워라밸, 업무강도가 너무 극심할 때(17.2%) △이직 후 직전 회사에서 성과급 지급 등 눈에 띄는 성과·보상 소식을 들었을 때(12.3%) △이직해서 만난 동료, 상사 등에 너무 실망했을 때(12.3%) 등을 꼽았다. 사진은 채용 게시판에 붙은 채용 관련 공고문. [사진=뉴시스]

 

이런 이유로 이직에 실패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138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9.4%가 ‘이직에 실패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직 시도가 가장 많이 좌절된 단계는 서류전형 단계(24.2%)였다. 이어 △실무진 면접 단계(20.5%) △이력서, 자기소개서 등 입사지원서 작성 및 제출 단계(20.1%) 등의 순이었다.

 

이직을 후회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직 경험이 있는 이들 중 상당수는 이직을 후회했다. 이유로는 △그 회사가 그 회사라는 걸 느꼈을 때(44.5%) △이직에 실패했을 때(42.2%) △이직 후 급여, 직급 등의 처우가 직전보다 오히려 나빠졌을 때(30.5%) △이직한 회사의 워라밸, 업무강도가 너무 극심할 때(17.2%) △이직 후 직전 회사에서 성과급 지급 등 눈에 띄는 성과·보상 소식을 들었을 때(12.3%) △이직해서 만난 동료, 상사 등에 너무 실망했을 때(12.3%) 등을 꼽았다.

 

한 헤드헌팅 업체 관계자는 “최근 사회초년생 연령대 직장인들의 이직이 활발한데 헤드헌터 입장에선 봤을 때 안타까운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고용하는 입장에선 경력직에게 요구하는 업무 역량이 있는데 그 중에는 단순히 기술적인 능력 외에 일정 기간 동종업계에 종사해야 쌓을 수 있는 역량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짧은 경력 만 가지고 이직 분위기에 휩쓸려 철저한 준비 없이 무턱대고 사직부터 했다간 자칫 경력공백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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